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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감독’된 김성근 “나 아직 쌩쌩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김성근 감독이 7월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대구=정시종 기자]


프로야구 SK의 김성근(69) 감독은 18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 문학구장에서 선수들을 모았다. “이제 감독과 선수 사이가 아니니까 조만간 맥주 한잔 시원하게 하자.” SK 선수들과의 마지막 미팅이었다. 김 감독은 이 미팅 직전에 SK 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그 순간 ‘전(前) 감독’이 됐다. 김 감독은 이날 오후 민경삼 SK 단장으로부터 “그만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생애 열두 번째 해임 통보였다. 김 감독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열두 번째 잘렸네”라며 웃었다. 그는 “나한테 마지막이란 없다. 나 아직 쌩쌩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라고 말했다.

 올 시즌 남은 기간 이만수(53) 2군 감독이 1군 감독대행을 맡는다.

 김 감독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올 시즌이 끝난 뒤 SK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구단은 하루 만에 김 감독을 해임했다. 계약 만료를 앞둔 감독이 시즌 중 재계약 포기를 발표하고 구단이 곧바로 해고한 사례는 프로야구에서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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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SK 감독대행

 SK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직 감독이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17일 오전 구단에 사표를 제출했고, 구단의 만류에도 취재진을 대상으로 시즌 종료 후 퇴진을 발표한 점에 대해 구단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당혹스럽게 받아들였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신영철 SK 구단 사장은 “사퇴 표명 후 남은 시즌을 치르는 상황이 오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7년 SK에 부임한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팀을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고 세 차례 우승시켰다. 올 시즌이 끝나면 계약 만료였다. 그러나 SK는 김 감독과의 재계약을 미뤘다. 6월 6일 신영철 사장이 김 감독에게 “7월 중에 재계약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올스타 휴식기(7월 22~25일)에 하자” “시즌이 끝난 뒤에 논의하자”며 미뤘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신 사장으로부터 “이만수 2군 감독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김 감독은 특히 이 부분을 서운해했다. 이만수 감독은 2007년 SK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야구계에서는 ‘차기 감독 후보로 데려온 것 아닌가’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감독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SK를 강팀으로 만들었다. 다른 구단들로부터는 ‘승리 지상주의자’라는 비난을 들었다. 김 감독은 “비판받지 않는 패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SK 구단 고위층으로부터도 ‘깨끗한 야구를 해달라’ ‘우승을 해도 그룹의 이미지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감독을 ‘야신(野神·야구의 신)’이라 부르는 SK 팬들은 충격을 받았다. 야구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구단을 비난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삼성의 경기에서는 한 관중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김성근 감독님, 그만두시면 안 돼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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