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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스코틀랜드의 두 보물 … 바닷바람 속 라운드, 위스키 한 잔




위스키의 메카인 스페이사이드의 명문 골프장인 보트오브 가르텐. 아래 사진은 올해 스코티시 오픈 우승자인 루크 도널드가 발렌타인 30년산을 들고 있는 모습. [보트오브 가르텐 제공]


골프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는 위스키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이번주 golf&은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메카인 스페이사이드(speyside)를 둘러봤다. 누룩 냄새 가득한 술 익는 마을엔 세계랭킹 1위를 지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현재 2위)도 방문했다고 한다. 골프와 위스키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스코틀랜드 북부, 하일랜드 내륙 스페이 강의 물살은 매우 빨랐다. 스코틀랜드 바닷가 곳곳에 있는 링크스의 바람 못지않았다.

바닷가에서 막대기를 휘두르는 골퍼처럼 이 강에는 연어와 송어를 잡으려는 낚시꾼들이 눈에 띄었다. 산 좋고 물 맑은 이곳이 위스키의 고향 스페이사이드다. 위스키 원료인 보리가 풍부하며 세금을 걷는 관리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여서 밀주 증류소가 대거 들어섰고, 지금은 위스키의 메카가 됐다.





세계랭킹 2위 리 웨스트우드는 최근 스페이사이드의 글랜 버기 증류소에서 은밀히 위스키를 만들었다. 한국에서 폭탄주 제조하듯 대충 술을 만든 것이 아니다. 글랜 버기 증류소는 세계 최대 위스키 발렌타인의 ‘정수’를 만드는 곳이다. 웨스트우드는 지난 4월 한국에서 열린 발렌타인 챔피언십 우승자로서 ‘챔피언십 블랜드’를 만들기 위해 이곳에 왔다. 발렌타인의 마스터 블랜더인 샌디 히슬롭과 함께 소수를 위한 한정판 위스키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술 중 한 병은 내년 국내에서 열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경매 수익금은 자선단체로 나간다.

닮은 점이 많아서인지 위스키 업체들은 골프를 좋아하는 편이다. 발렌타인은 1960년부터 골프 대회를 열었다. 다른 위스키 업체들도 이를 따라 골프 마케팅을 하고 있다. 발렌타인의 존 레인 마케팅 본부장은 “골프와 위스키는 공통점이 많다. 전통이 깊고 비슷한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위스키와 골프는 모두 스코틀랜드의 대표 상품이다. 한국엔 성적(性的)인 의미로 잘못 알려졌지만 이른바 ‘19번 홀’은 라운드 후 가볍게 위스키 등 술을 한잔 하는 것을 뜻한다.

재미있는 것은 스코틀랜드의 상징이 된 위스키와 골프 모두 발상지는 스코틀랜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거인이 캐스크(오크통)를 짊어지고 아일랜드 해를 한달음에 넘어 왔다’는 전설이 있다. 십자군 전쟁에 참가해 이슬람의 술 발효법을 배워 온 아일랜드 수도사가 이를 스코틀랜드로 전했다고 한다.

수도사가 위스키를 전파한 이유는 당시 이 액체를 술이 아니라 의약품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수도사들이 지치고 상심한 사람에게 이 물을 먹였더니 몸과 마음에 다시 활력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의사이자 이발사의 모임인 에든버러의 ‘서전 바버스 길드’는 1505년 생명의 물을 독점 생산할 권리를 얻기도 했다.

골프는 스코틀랜드가 아니라 네덜란드에서 생겼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에 골프 비슷한 운동이 성행하고 있었고 네덜란드와 양털 무역을 하던 스코틀랜드 동해안의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골프를 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역사가들은 말한다. 스코틀랜드와 네덜란드 모두 중독성이 강한 이 놀이를 전쟁 준비 등에 방해된다며 금지했다. 스코틀랜드인들은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계속해 골프의 고향이 됐다.

위스키와 골프는 모두 남성적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R&A와 뮤어필드 등 전통 깊은 클럽에는 ‘여자와 개는 출입 금지’라는 푯말이 아직도 걸려 있다. 과거 위스키 한 병에 18잔이 나와 한 홀마다 한 잔씩 마실 수 있도록 골프 코스도 18홀이 됐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위스키 한 병은 스무 잔이 넘기 때문에 근거가 없는 말로 치부된다.

골프와 위스키가 충돌한 일도 있다. 100년 전 영국에서 금주운동의 바람이 불 때 영국의 골프클럽 안에서는 금주파와 애주가 사이에 갈등이 많았다. 그 바람에 금주 클럽과 애주가 클럽으로 갈라진 골프클럽도 있었다.

위스키와 골프의 가장 큰 공통점 중 하나는 중독성이다. 중국인들은 골프를 녹색 아편이라고 부른다. 리타 카슈너가 쓴 『우아한 출구』라는 소설에서 미국의 알코올 중독자 골퍼가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디 오픈 우승자와 라운드를 한 뒤 위스키에 빠져 죽는다는 내용이 있다. 골프와 위스키를 좋아한 주인공에겐 이것이 우아한 삶의 출구였겠지만 바람직하지는 않다. 글랜 버기의 켄 린지브랜드 홍보대사는 “알코올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선 캠페인을 해야 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많이 하면 몸에는 좋지만 직장을 잃을지도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레인 본부장은 “한국은 발렌타인의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지만 골프에 가장 열정적인 나라여서 한국에서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연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최고 대회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이사이드=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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