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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창구서 외면하는 고정금리 대출…정부 가계부채 대책 꼬이네




주요 시중은행들이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대부분의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조문규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대책이 잇따라 꼬이고 있다.

 지난 6월 29일 발표된 대책의 핵심은 두 가지다.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2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체 대출의 5% 수준인 은행의 고정금리 및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2016년까지 30%로 늘리겠다며 소득공제 확대 같은 당근책도 포함했다.

 하지만 둘 다 뚜렷한 약발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7월 말 기준으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4%가 안 된다. 정부의 발표 이전인 6월 말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다. 국민은행 등 2∼3개 은행이 신규로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내놨지만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7∼1%포인트 높아 고객 반응이 시원찮다.

 시중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연도별 고정금리 목표치를 제출하면서 달성 시한이 임박한 2015~2016년이 돼서야 고정금리 대출을 집중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일단 ‘소나기’부터 피하고 보자는 식이다.

 최근엔 글로벌 금융 불안이 또 다른 악재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앞으로 2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앞으로 상당 기간 어려워진 분위기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금리 차이가 작지 않은데, 금리가 안정된다면 누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겠느냐”면서 “은행이 역마진을 감수하고 획기적인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상황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계 대출 증가세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 목표대로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7% 이내로 묶으려면 월별 가계대출 증가율은 0.6%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농협과 신한은행 등의 지난달 말 가계 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 이상 늘었다. 한 당국자는 “은행들이 당장 이익을 내는 데 급급해 가계 대출의 위험성이 커지는 전체 상황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 가계 대출 억제를 위한 추가 대책도 꺼낼 참이다. 가계 대출이 GDP 성장률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일정 부분(10∼50%)을 준비금 형태로 적립하도록 하고, 현행 100%인 은행의 예대율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하강을 부추길 수 있는 강력한 대출 총량 규제를 공식화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 수석연구원도 “지금 무리하게 대출을 줄일 경우 긴축 효과가 나타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이 별반 효과가 없다면 금리 인상 같은 좀 더 거시적인 접근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 봐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글=윤창희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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