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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어록·옥중편지 다시 눈길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저 같은 범죄자가 다시는 없게 사회와 가정에서 문제아들에게 사랑을 주십시오."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44)이 18일 경북 북부 제1교도소(구 청송교도소)에서 자살을 기도하면서 교도소 생활 당시 그가 썼던 편지와 말들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언론을 통해 미화되는 것을 지극히 경계했던 신씨는 한때 자신의 현란한 색상의 티셔츠를 따라 입으며 우상처럼 여기던 10대 청소년들에 대해 염려의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신씨는 2000년 자신의 심경을 밝힌 한 편지글에서 "난 의적이 아니다. 그저 죽어 마땅한 죄인일 뿐. 10대들이 나를 우상처럼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특히 유년시절을 불우하게 보냈던 그는 사회에서 문제아라 일컫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1967년 전북 김제의 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1학년때 간암으로 투병하던 어머니를 잃고 나서 절도죄 등으로 소년원과 교도소를 전전하는 삶을 보냈다.

엄상익 변호사의 저서 신창원 907일간의 고백에서 그는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 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서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하고 머리 한 번만 쓸어 줬어도 여기까지 안 왔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5학년때 선생님이 `돈 안 가져왔는데 뭐하러 학교에 와`라고 소리쳤는데 그 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신씨는 복역 중에도 사회를 향한 쓴소리를 서슴지 않고 했다. 그는 "재소자의 90%가 부모의 정을 받지 못했거나 가정폭력, 무관심 속에 살았다"며 "교도소를 아무리 많이 짓고 경찰을 늘려도 범죄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문제아라고 치부해 버린 아이들은 정에 굶주린 불쌍한 애들"이라며 "가까이 가 꾸짖으면 폭행을 당할지도 모르지만 마음의 문을 열게 되면 의외로 여린 그들의 순수함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들은 별종이 아니다"라고 수차례 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참회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도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주택에서 공범과 함께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그는 1997년 교도소를 탈옥해 2년 6개월간 강도와 절도를 저지르는 대담한 행각을 벌였다.

그러다 1999년 7월 교도소에 다시 수감된 신씨는 중졸과 고졸 검정고시에 연이어 합격하며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하는 등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신씨는 2002년 2월 월간 쪽지 `해와달` 발행인 최용덕 간사에 보낸 편지에서 "아직까지 내게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모든 잘못된 성격을 버리려고 해도 쉽지 않다"면서 "나에게 조금 안좋게 대하는 것을 보면 속에서 울분이 올라오곤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머지않아 반드시 이기게 될 것"이라며 "내가 지은 죄의 100분의 1도 갚을 수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8년 암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에게는 "새장 같은 공간, 그리고 온 몸을 짓누르는 압박감, 나약한 의지를 어찌할 수 없는 장벽 앞에서 절망하며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을 때 바삐 날아온 사랑이 있었다"라고 시작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수녀를 위로하기도 했다.

신씨는 이 편지에서 "이모님의 병상 소식을 접했을 땐 눈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울지 않는다. 해빙이 되고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면 밝게 웃으면서 풍성한 품으로 부를 걸 알기에 조용히 봄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씨의 강한 의지는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그는 이날 오전 4시10분께 독방에서 고무장갑으로 목을 조른 채 신음하고 있던 중 교도관에 발견돼 안동지역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hacho@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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