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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47만 명 … 위절제·위밴드수술 건보 적용 딜레마





“국가가 돌봐야 할 질병”vs “개인 습관 탓 국가가 왜”















서울 소재 대학의 대학원에 다니는 유동훈(25·가명)씨는 ‘거구(巨軀)’다. 키 1m88㎝, 몸무게 140㎏이다. 정상이던 체중은 중학생 때 30~40㎏이 불어난 뒤 줄곧 100㎏을 넘었다. 유씨는 한 달에 한 번 고혈압 약을 받으러 병원에 간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지방간이 있고, 의욕도 떨어진다. 병원에서는 80㎏까지 살을 빼라고 권고했지만 다이어트를 해도 금방 다시 쪘다. 유씨는 “조금만 움직여도 물벼락을 맞은 것처럼 땀이 흥건하다”며 “일상을 포기하고 체계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한 살 빼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씨처럼 살 찐 정도가 심각한 고도비만(高度肥滿) 국민은 47만여 명에 이른다. 비만이 개인 책임인지, 국가가 돌봐야 할 사회적 질병인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이슈는 보건복지부가 고도비만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정책을 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복지부는 지난달 보건의료정책 전반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4차 보건의료미래위원회(미래위)에서 이 정책을 안건으로 내놨다. 성인 고도비만자를 대상으로, 1년간 비만프로그램을 이수해도 고도비만이 유지되는 경우 식욕 억제 방법인 위절제수술·위밴드수술 등(지방흡입술 등 미용수술은 제외)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조건부 급여화’를 제시한 것이다.



 복지부는 만 19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을 지원 검토 이유로 들었다. 성인 비만율은 1998년 26%에서 2009년 31.3%로 높아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만율이 높아질수록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나 암·심뇌혈관(心腦血管)질환 등의 중증질환 발생 비율도 함께 증가했다”며 “비만 환자를 조기 치료하는 것이 의료비 차원에선 더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체질량지수가 35~40이면 정상인보다 의료비 지출이 두 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비만부터 잡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미래위(위원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위원들은 고도비만자에 대한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증 환자를 돌볼 재원도 부족한데 고도비만자를 지원하자는 것은 시기상조다”(L위원), “개인이 살찐 것을 국가가 지원하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H위원)는 의견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위원은 “비만수술에 건보 적용을 해주면 의사들이 수익을 위해 무분별하게 수술을 할 수도 있다”며 “건보 재정이 악화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만이 질병이라기보다 개인적인 생활습관의 문제로 생각하는 사회적 시각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만을 개인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비만은 유전일 수도 있지만 청소년기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체중조절 호르몬, 갑상선 기능 등에 이상이 생겨 발생할 수도 있어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8년 건강검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988만 명 중 체질량지수가 40 이상인 초고도비만이 2만3500명에 달했다. 고도비만도 45만 명이나 됐다. 학계는 고도비만자를 인구의 3~5%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고도비만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본지가 4명에게 “비만은 질병인가”를 물어보니 모두 “질병이다”고 답했다. 키 1m78㎝에 몸무게가 120㎏인 대학생 김성민(26·가명)씨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라 다이어트를 해도 금방 요요가 온다”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면 수술을 받고 싶다”고 했다.



 수술을 통해 식욕을 줄이는 방법에는 위우회술(胃迂廻術)·위절제수술·위밴드수술(실리콘으로 만든 밴드를 위 상단부에 묶어 식사량 조절) 등이 있다. 방법에 차이는 있지만 위의 크기를 줄여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는 같다. 국내에서 1년에 1000여 건의 수술을 하는데 이 중 70~80%는 개인병원에서 한다. 수술비는 1회에 500만~1000만원이다. 미국에서는 연간 30만 건을 수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맹장보다 흔한 수술이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외과)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는 유방암 발생률이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유방암·전립선암과 각종 심혈관질환 등이 비만 문제를 해결하면 줄어들 수 있다”며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꺼리는 경우가 많아 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윤지원 인턴기자(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



◆체질량지수(BMI)=자신의 체중(㎏)을 키(m로 환산)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이상이면 비만으로 보는데 30∼40 미만이면 고도비만, 40 이상이면 초고도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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