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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끝나지 않은 독립운동







김세원
고려대 국제대학원
GCP 주임교수




보훈교육연구원의 국외독립운동사적지 탐방단 일원으로 최근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의 북간도 지역에 다녀왔다.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우수리스크-크라스키노-투먼(圖們)-옌지(延吉)-백두산-무단(牧丹)강-하얼빈까지, 이 지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시간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연해주와 북만주 곳곳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수많은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1920~30년대는 독립에 대한 전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암흑기였다. 그럼에도 그들은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시류(時流)를 좇아 편히 살다 가라’는 주변의 회유를 물리치고 오로지 조국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들 중에는 아홉 살 때 연해주로 건너가 선원으로 세계를 주유한 뒤 기업 경영으로 거부가 돼 숱한 독립군을 후원했던 노비 출신이 있었다. 명문가 출신으로 노비를 모두 풀어주고 북간도로 이주해 3500여 명의 독립군 간부를 양성한 사람도 있었다. 사회적 계급, 종교, 출신 지역과 이념은 서로 달랐지만 그들은 독립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쳤다. 제국주의 식민지배에 대한 항거, 반상(班常) 타파, 출신 성분을 초월한 인재 등용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독립운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웠다는 점에서 세계사에도 기여하는 바가 컸다.



 일행을 태운 버스가 러시아·중국·북한, 3국의 국경이 만나는 훈춘(琿春)을 지나는데 어둑해진 차창 밖으로 두만강 너머 북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을 경계로 중국 쪽은 불야성, 북한 쪽은 어둠 속에 반딧불이 같은 불빛이 어쩌다 보일 뿐이다. 대한제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 101년, ‘그들’이 그렇게도 갈망했던 조국의 독립을 이룬 지도 벌써 66년이 지났건만 북한에는 아직도 왕조와 신분제도, 제국주의와 쇄국주의가 건재한다. 일본제국주의는 스탈린식 전체주의로 치환되고 왕조의 성씨와 신분제도의 계급(당원-평민-정치범), 쇄국주의의 타이틀(주체사상)만 바뀌었다. 포장만 바꾼 ‘앙시엥 레짐’을 고집하는 북한 정권이 이런 풍경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북한 동포들이 김일성 왕조의 전체주의 아래 신음하고 있는 한 독립운동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2500만 북한 동포를 건질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다.



김세원 고려대 국제대학원 GCP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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