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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경제위기 주범은 신뢰 상실







마이클 스펜스
뉴욕대 교수·경제학




최근 세계 주식시장 급락은 경제적 펀더멘털 약화와 무기력한 정책 대응의 합작품이다. 경제적 펀더멘털 면에서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지지부진하다. 이런 부진한 성장이 주식시장을 강타한 것이다. 그나마 신흥국들의 견고한 성장이 미국과 유럽 경제가 더블딥에서 허우적거리는 걸 막고 있다. 그러나 신흥국 성장이 선진국의 수요 부족을 메울 수는 없다. 미국의 수요 부족은 저축 증가와 주택시장 침체, 실업으로 인한 것이다. 미국 내 수요 부족을 보충할 수 있는 건 수출인데, 이를 위해선 구조적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현 상황은 경제 부진이 자산가치를 떨어뜨리고, 이것이 다시 경제를 끌어내리는 침체기의 일반적인 양상보다 더 암울하다. 투자자들은 경기 부진을 예상하는 것 이외에 미국과 유럽 정부의 정책 대응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위기가 유럽의 취약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로존 국가들은 정책 수단으로 두 나라 채권을 할인하거나 인플레이션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나라 채권 가치가 하락하며 유럽 은행들의 자산이 쪼그라들어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정책은 적자 축소에 맞춰져 있다. 개혁이나 중장기 경제 성장을 위한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직면한 금리 상승과 이로 인한 성장 부진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도 거의 없다. 최근 시장의 급락은 부분적으로 정책적 무기력에 대한 반응이다.



 미국도 정부 부채 문제가 장기간 제기돼 왔으나 부채 한도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은 미 국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의회 합의로 즉각적인 디폴트 위기를 벗어나자 미 국채에 다시 돈이 몰렸다. 미 정치는 성장과 고용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구조적·경쟁적 요소의 제거는 무시됐다. 경제 성장 이외에 국내 총수요를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럼에도 정책의 초점이 중장기 성장과 고용에 맞춰져 있지 않다. 성장과 고용이 미 정책 어젠다의 중심이 될지 불분명한 실정이다. 신흥국의 경우 선진국의 경제 부진이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린다. 신흥국이 성장을 지속하려면 개혁과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글로벌 경제 부진이 개혁을 지연하거나 중단시킬 수 있다.



 실질적 성장 전망에 맞춘 자산 가치의 재조정은 단기적으로 수요 부족을 야기할 수 있지만 나쁘지만은 않다. 그러나 불확실성과 신뢰 상실, 정책 실종은 가치 하락을 깊게 하고 글로벌 경제 전 부문에 광범위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국제적 공조 속에 선진국의 경제 정책이 성장과 고용을 촉진하는 재정 건전화 방안과 함께 성장 궤도를 회복한다면 경제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성장을 회복하는 투쟁에서 맥을 못 추는 글로벌 경제와 신뢰할 만한 정책 대응 상실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너무 많은 정부들이 경제적 성과보다 정치적 결과에 연연하는 것 같다. 시장은 이런 결함과 위험을 반영할 따름이다.



마이클 스펜스 뉴욕대 교수·경제학

정리=정재홍 기자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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