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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철·이정미 헌법재판관 ‘간통죄 스윙 보트’

대한제국 때인 1908년 처음 형법에 들어가 지난 103년간 부부의 성윤리를 지배해 왔던 간통죄 처벌조항은 유지될 수 있을까. 간통죄 위헌 여부가 또다시 심판대에 오르면서 박한철·이정미 헌법재판관이 ‘스윙 보트(Swing Vote)’를 어떻게 행사할지 주목되고 있다. 2008년 합헌 결정 당시 위헌 의견을 제시했던 재판관 4명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2명만 더 가세하면 위헌 결정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4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헌재는 1990, 93, 2001, 2008년 네 차례 모두 간통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 가장 최근인 2008년에는 합헌 4명, 위헌 4명, 헌법불합치 1명의 의견이 나왔다.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에는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한 명이 모자라 ‘합헌’ 결정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지난 8일 의정부지법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으로 간통죄 심판을 맡게 된 현재의 재판관 면면은 3년 전과 달라졌다. 2008년 합헌 의견을 제시했던 이공현·조대현 재판관과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김희옥(현 동국대 총장) 재판관이 퇴임하고 박한철·이정미 재판관이 새로 취임한 것이다. 조용환 후보자의 경우 국회 임명 동의가 보류된 상태다.













 위헌법률심판의 경우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신임 재판관 3명의 의견이 간통죄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박한철·이정미 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간통죄 폐지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박 재판관은 “이상과 현실의 조합 문제로 단선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 재판관은 “앞으로 심리하게 될지 모르는 부분이어서 의견을 밝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만약 폐지되더라도 여성과 자녀,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률적 쟁점은=간통죄를 둘러싼 법률적 쟁점은 과잉금지원칙과 책임·형벌 간 비례원칙을 어기고 있는지 여부다. 과잉금지원칙이란 국민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책임·형벌 간 비례원칙은 위법행위에 알맞은 형벌을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 합헌 의견을 낸 이강국 소장과 이공현·조대현 재판관은 “간통죄는 고소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침해되는 개인적 이익은 경미한 반면 이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의 중요성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종대·이동흡·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은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했고 ▶민사소송으로 대체할 수 있는 점 등을 위헌의 근거로 제시했다.



 법학계에서는 헌재 결정이 나오기 전에 국회가 형법 개정 절차를 거쳐 간통죄를 폐지·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동국대 법대 김상겸 교수는 “위헌 결정으로 법 효력이 사라지면 지금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이들이 재심을 청구해 무죄 판결을 받거나 형사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장관 자문기구인 형사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간통죄 폐지 여부를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스윙 보트=선거나 판결 등에서 양쪽 의견이 팽팽할 때 결론을 좌우하는 표를 가리킨다. 미국 대법원에서는 샌드라 데이 오코너(Sandra Day O’Connor) 전 대법관이 대표적인 ‘스윙 보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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