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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국민예능









한국 대중이 애착과 자긍심을 가지는 존재에게 붙여주는 수식어가 ‘국민’이다. ‘국민가수 조용필’ ‘국민배우 안성기’는 등호처럼 자동 연상된다. 아예 가족관계로 끌어들여 ‘국민여동생’(문근영·김연아) ‘국민남동생’(박태환·유승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민예능’은 ‘국민MC’ 유재석·강호동이 각각 이끄는 리얼 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 ‘1박2일’이다.



 ‘국민’이라는 수식어에는 연예인을 빌려서 동질감을 공유하려는 한국인의 집단의식이 있다. 국가를 대표하는 게 개인의 영광이라는 애국주의는 물론이다. 팬으로선 ‘내가 저들을 키웠다’는 뿌듯함도 배어 있다. 일종의 포켓몬스터 게임심리인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신인을 응원하고 정성을 들여 대스타로 키운 뒤 스타의 성공에서 대리만족을 꾀하는 심리다(포켓몬스터란 트레이너가 잠재능력을 계발해 포켓몬을 진화시키는 과정을 담은 일본 만화다).



이들 한국형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리얼’을 표방하되 고정출연자들의 캐릭터와 관계 맺기를 통해 시트콤 같은 연속성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유반장’ ‘겉저리’ ‘은초딩’ ‘허당승기’ 등이 리얼과 캐릭터를 오가며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시트콤과는 다르게 최종회가 예정돼 있지 않다. 퀴즈 프로그램이나 서바이벌쇼처럼 승자가 가려져서 막을 내리는 포맷도 아니다. 시즌제 재계약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예능 풍토에서 프로그램과 출연자 ‘생명’은 주먹구구로 연장된다.



 ‘1박2일’이 최근 강호동의 하차설로 시끄럽다. 프로그램 존폐를 염려하는 시청자들은 포털 사이트에서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미디어 이론에선 TV 오락물이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지름길이 감성적 일체감을 이루는 ‘유사 가족(pseudo-family)’ 심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시청자들은 여섯 남자들과 일면식도 없지만 그들의 형제애를 알고(있다고 믿고) 앞길을 염려한다. 강호동에게 ‘국민MC’로서의 책임의식을 질타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 캡틴’ 박지성도 때가 되자 국가대표 주장직에서 은퇴했다. ‘국민 드라마’로 불렸던 ‘전원일기’는 일부 애청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부진에 따라 폐지됐다. “정상에 있을 때 다른 도전을 하고 싶다”는 강호동의 선택을 진짜 가족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국가가 종신 부담하지 않는 한 ‘국민예능’은 허상이다.



강혜란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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