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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헤지펀드 한국 밀려올 것”





“9일 벤 버냉키(Ben Bernanke·58)가 발표한 ‘향후 최소 2년간 제로금리 유지’는 (시장이 기대했던) 3차 양적완화보다도 더 강력한 정책이 될 수 있다.”

 신현송(52·전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사진)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10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발표 직후 주 뉴욕총영사관에 전한 메시지다. 신 교수는 금융위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자다. 한국 정부는 뉴욕영사관을 통해 그에게 미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11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신 교수는 “최소 2년간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면 (은행 등) 차입기관들로선 제로 수준의 낮은 금리가 수년간 유지된다는 보장을 받은 것이므로 오히려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시한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약속은 넓은 의미에서 확대 통화정책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버냉키의 선택은 시장에서 ‘미 경제가 앞으로 2년 안에 회복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신호로도 받아들여졌다.

 다음은 신 교수의 조언.

“한국 경제는 미 연준의 확대 통화정책에 대비해야 한다. 많아진 달러 유동성이 다시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밀물’ 상황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 연준이 최소 2년간 제로금리를 약속함에 따라 헤지펀드 등이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 대비책은 있다. 외환건전성부담금(일명 은행세)을 현재보다 더 올려야 한다. (※은행세는 은행이 나라 밖에서 빌린 외화(비예금성 외화부채)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외채가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신 교수는 지난해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을 맡아 은행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신 교수는 요즈음 휴대전화를 아예 꺼놓고 지낸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금융시장이 어지러워지면서 다시 그를 찾는 언론이 많지만 관심이 주로 증시 전망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35% 선으로 재정 건전성이 높고 ▶경제성장률과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신흥국이지만 투명성 높은 개방시장이다. (주가가 급락했지만) 지금 주가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근본적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현 사태에 주의 깊게 대처해야 한다.”

 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미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릴 것이며 따라서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었다. 어떻게 이렇게 미리 알 수 있었을까. 그는 “그건 경제학의 기본”이라며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높다는 건 향후 경제정책을 펴나가는 데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신 교수의 조언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은행세는 8월에 처음 도입됐다”며 “당장 부담금을 더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이한규 박사는 “은행세로 거두는 돈이 연간 2억1000만 달러로 추정될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며 “은행이 해외 차입으로 돈을 벌다가 막상 시장이 불안해지면 이 외화빚이 경제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만큼 이에 대해 적정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호·권호 기자

FT 최우수 논문상 받은 학자

◆신현송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 교수와 런던정경대(LSE) 교수를 거친 세계적인 금융·통화 전문가. 2010년 국제금융규제센터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공동 주관한 논문 콘테스트에서 ‘G20의 미래와 금융규제’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의 요청으로 여러 차례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2009년 1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을 맡아 G20 정상회의 준비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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