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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산사태 2차 피해 막은 영웅 “도로 전면통제, 직감으로 신속 결정”





한 경찰관의 신속한 판단이 수백 대의 차량 침수와 인명피해를 막았다. 지난달 27일 오전 우면산 산사태 발생 직전 신속하게 남부순환로 차량 진입을 차단한 서울 서초경찰서 교통안전계 박제영(45·사진) 경사 얘기다. 11일 서초경찰서에서 만난 박 경사는 “당시에는 본능에 따른 선택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내 경찰인생 최고의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예술의전당에서 사당역에 이르는 남부순환로 구간은 산에서 쓸려 내려온 나무와 토사들로 뒤덮여 아수라장이 됐다. 이 구간이 아침 출근시간대 상습정체 구역임을 감안할 때 수백 대의 차량 피해가 예상됐으나 정작 침수되거나 파손된 차량은 10여 대에 불과했다. 박 경사가 산사태 발생 수십 분 전 남부순환로를 이용하려는 차량을 모두 우회 조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 경사가 산사태 조짐을 느낀 것은 이날 오전 6시쯤. 예술의전당 인근 도로를 순찰하던 중 산에서 물이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을 목격했다. “처음엔 단순히 침수피해만 막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물과 토사가 뒤섞여 쏟아져 내리더라고요.”

 박 경사는 긴급하게 상부에 보고했고 “침수된 하위 차로를 일단 차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교통 통제를 위한 지원 병력이 박 경사가 담당하던 우면삼거리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하기 전 박 경사는 “전면 통제가 불가피하다. 혼자 먼저 통제선을 설치하겠다”고 보고한 뒤 우면삼거리에서 예술의전당 앞 삼거리까지 800m구간에 해당하는 남부순환로의 차량 진입을 차단했다. 오전 7시 26분이었다.

 박 경사가 대담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경험으로부터 온 ‘직감’ 때문이었다. 교통 경찰로 10년 이상 일해온 박 경사는 2001년 폭우 때 동부간선도로에서 차량 200여 대가 침수되는 것을 목격했다. “침수가 시작된 도로로 들어간 차량이 얼마나 빠져나오기 어려운지 체감했습니다. 그때의 교훈을 되살려 ‘아예 차량을 못 들어가게 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거죠.”

 박 경사의 판단은 옳았다. 홀로 라바콘(삼각뿔 모양의 교통 통제 시설)을 도로에 세우며 차량 진입을 막은 지 40여 분 만에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남부순환로를 덮쳤다. 2010년 서초구 교통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평소 이 구간 출근시간대 교통량은 15분 단위로 640여 대다. 하마터면 대량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경찰청은 박 경사를 경위로 1계급 특진시킬 계획이다. 박 경사는 “서초경찰서 교통 경찰관들이 다 같이 한 일인데 나 혼자 조명을 받는 게 미안하다”며 “수백 명의 인명피해를 막은 것에 대한 자부심은 평생 가슴에 안고 살 것”이라고 말했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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