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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북한 식당 미모의 여종업원들 알고보니

"도대체 저게 무슨 말입네까? 남조선 말이 맞습니까? 하나도 못 알아듣겠습니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소재 북한식당 여종업원이 한국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듣다 말고 이렇게 말했다. 오후 5시쯤이었다. 식당 안에 켜진 캄보디아 방송에서 '2NE1'의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이 여종업원은 "소녀시대를 잘 안다"고 말했다. "이 식당을 찾는 손님이나 캄보디아 사람들이 워낙 많이 얘기해서"라고 했다.

최근 온라인 중앙일보(joongang.co.kr)는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의 한국인 자원봉사활동을 취재했다. 서울시의 저개발국 지원프로그램이다. 저개발국에 학교와 집을 지어주고, 교육시스템을 갖춰주는 사업이다. 보름 여 동안의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프놈펜의 북한식당에 들렀다.







이 식당은 프놈펜에서 영업중인 3곳의 북한식당(평양랭면관, 대동강식당, 고려정) 가운데 한 곳인 평양랭면관이다. 근무 중인 북한 여성들은 한 눈에 봐도 미모와 몸매가 뛰어났다. 프놈펜의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모두 성형수술을 한 뒤 북한에서 파견을 보낸 여성들"이라며 "캄보디아 지역의 북한식당에 근무하는 모든 북한여성들이 어느 정도의 미모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몇 해 전 캄보디아 씨엠립의 한 북한식당에 근무하는 여성을 두고 '북한판 김태희'라며 국내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여종업원은 일행이 식탁에 앉자마자 대뜸 "남한에서는 해외여행을 자기 돈으로 해야 해서 어렵지 않느냐"고 했다. 취재진을 여행객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북조선은 나라에서 (해외여행경비를)제공해줘서 쉽게 해외여행을 간다. 우리는 복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상황을 슬쩍 얘기하자 미소만 띌 뿐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 알고 있는 눈치다. "예쁘다"고 말을 건네자 "비행기 태우지 마시라요"라면서도 "한국 남자들, 참 잘 생겼습니다"라고 응대했다.

"이렇게 일하면 얼마나 버는가?"라고 묻자 "우리는 돈을 받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학교를 다니다 3년간 캄보디아 프놈펜에 일하러 나왔다는 것이다. 이를 '실습'이라고 했다. 이들의 나이는 21~25세였다. 전공은 성악·호텔경영·예술 등이었다.


실습 나온 대학생치고는 자유가 없다. 현지에서 외출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 여종업원은 이 식당에 온지 5개월쯤 됐는데도 한 번도 식당 바깥으로 나간 적이 없다고 했다. 그녀는 "외출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간혹 외출을 나가더라도 단독으로 나가는 경우는 없다. "단체로 나가서 쇼핑을 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5명 이상이 짝을 지어 나간다는 것이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일종의 5호 담당제다.

그런데도 이들은 이런 생활이 자랑스럽단다. "안에서 자주 맛있는 걸 먹는다"며 "캄보디아 현지식은 입맛에 맞지 않는데, 우리는 맛있는 걸 많이 먹는다"고 자랑했다. 한 종업원은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말에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말을 끊었다. 현지생활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호기심이 많은 것 같다. 많이 알면 다친다"며 눈웃음을 치며 돌아섰다.


북한식당 입장에선 한국인이 최대의 고객이다. 그래서인지 한국 술인 참이슬과 국순당막걸리를 식당에 구비해놨다. 음식 맛이나 운영방식을 한국인에게 맞추는 성의도 보인다. 한 여종업원은 "한국인이 좋아해서 자장면을 메뉴에 넣었고, 입맛에 맞게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여종업원은 "북한에선 냉면을 가위로 잘라먹지 않는데, 한국사람들이 가위로 잘라먹어서 신기하게 생각했다"며 "우리도 가위를 들여다놨다"고 말했다.





냉면 맛도 완전 평양식이 아니라 한국인이 좋아하는 쪽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손님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어서 사투리 공부를 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이 식당에선 비아그라도 팔고 있었다. 진짜인지 중국산 짝퉁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단어는 같지만 뜻이 다른 음식도 있었다. 낙지를 어징오(북한의 오징어 발음이다)라고 부르고, 오징어를 낙지라고 부르는 식이다.

북한 노래와 부채품, 팝송, 밴드공연 등이 이어진 뒤 다시 질문을 던졌다. "예술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하는 공연이냐"라고 했더니 "평양에서는 대부분 할 줄 아는 기본기"라고 했다.

이들은 식사하는 내내 옆에서 테이블을 정리하고 물을 따라주는가 하면 계속 말을 걸어왔다.

한편 캄보디아는 북한과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한 때 캄보디아 국왕이 "북한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국왕의 경호도 북한에서 파견한 군인들이 했다. 최근에는 북한과 캄보디아가 농업과 경제분야에서 우호협력 협정을 맺었다.


캄보디아 프놈펜=허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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