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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언] 약값 차등화 … 합병증 많은 당뇨환자는 어쩌나

“선생님. 10월부터 제 약값이 오르나요?” 종합병원을 찾은 당뇨병 환자가 묻는다.” “네, 당뇨병이 의원급 역점질환이 돼서 본인 부담금이 늘어납니다. 종합병원에서는 약값을 더 내야 하니 지금과 같은 약값으로 치료를 받으려면 병·의원을 가셔야 합니다.” 이렇게 대답을 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의 역할을 재조정하기 위해 ‘경증질환 약값의 본인 부담률 차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벼운 질환은 의원급에서 진료를 받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의료기관을 찾는 의료 관행을 개선해 의료비를 절감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에 따라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처방을 받으면 약값 본인 부담률이 현행 30%에서 40%, 50%로 각각 늘어난다. 예컨대 상급종합병원 진료 후 10만 원의 약값을 내던 환자는 16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환자가 실제 경험하는 약값 부담은 67%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대상질환은 ‘의원급 역점질환’이라고 해서 52개를 확정했다. 감기를 비롯한 고혈압·당뇨병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하지만 의원급 역점질환을 정하는 과정에서 큰 오류를 범했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를 경증환자로 분류한 것이다. 당뇨병 환자 중에는 특별한 합병증이 없고, 약으로 혈당관리가 잘 되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같은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한다. 또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있다. 초기에 대처하지 못하면 당뇨망막증으로 눈이 안 보이고, 발이 괴사돼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환자도 있다. 신장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심장의 관상동맥이 막힌 심근경색 환자도 있다.



 제도가 시행되는 10월부터 당뇨병 환자는 경제 수준에 따라 차별을 받는다. 경제적으로 증가된 약값을 부담할 수 있어야 상급의료기관에서 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합병증 관리를 하지 못해 병을 키우고 치료시기를 놓칠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당뇨 전문의만의 치료 능력보다 간호사와 영양사, 그리고 진료과목별 전문의의 협진과 검사 장비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무조건 당뇨병 환자를 의원으로 유도하기보다 상급의료기관과 의원 간의 협력을 잘 이끌어내는 것이 더 옳다. 상급의료기관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의원으로 보내 진료하는 시스템 정착이 중요하다.











 의원급 역점질환이 시행되면 당장은 진료비가 절감될 것이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병을 키워 훗날 더 큰 진료비를 부담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건강보험재정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보건복지부는 350만 명이 앓고 있는 당뇨병을 재정절감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대책을 찾길 바란다.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박태선 교수(대한 당뇨병학회 보험법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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