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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3년 만에 금 25t 샀는데 …





[뉴스분석] 뒷북 투자 논란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처음 금을 사들였다. 2일 발표한 ‘7월 외환보유액’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한 달 동안 25t, 12억4000만 달러어치의 금을 매입했다. 1998년 이후 14.4t에 머물렀던 한은 금 보유량은 39.4t으로 껑충 뛰었다.



 한은은 오랫동안 금과 거리를 뒀다. 1950~60년대 국내 금광에서 캔 금을 사들였던 한은은 1970년 이를 중단했다. 시중 금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이유였다. 77~79년 잠시 국제 금시장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금을 사기도 했다. 당시 가치가 떨어지던 달러화로 금을 사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하지만 이후엔 관세청이 압수한 밀수 금괴를 사는 정도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4월, ‘금 모으기 운동’으로 모은 금 중 수출하고 남은 물량 3t가량을 산 게 마지막이었다.



 한은의 금 매입을 두고 금융계 안팎에선 ‘뒷북 투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매년 국정감사에서는 한은의 보잘것없는 금 보유량이 질타 대상이 됐다. 의원들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금값은 뛰는데, 외환보유액은 지나치게 달러화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러시아·인도 등 신흥국이 금융위기 직후 안전자산인 금을 대거 사 모은 것과도 비교됐다.



 그때마다 한은은 “금 가격은 변동성이 크다” “현금화가 어렵다” 등의 이유를 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의원들의 질의에 “금 가격과 변동성을 감안해 금 비중 확대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금을 살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지난해 11월엔 감사원이 한은에 금 투자 확대를 권고했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금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서만 15%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경신했다. 한은은 뒤늦게 지난 6월부터 국제 금시장에서 금 매입에 나섰다. 외환보유액이 늘어 투자 여력이 이제 생겼으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명분을 댔다. 한은이 한 달 동안 분산 매입한 금 가격은 온스당 평균 1540달러대. 올 초 금값이 1300달러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비싼 가격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올해 초와 외환보유액은 큰 차이가 없는데 금값은 껑충 뛰었다”며 “투자 타이밍을 놓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은 2001년 9월 1000억 달러를 처음 돌파한 후 지난 5월엔 3000억 달러를 넘었다. 금값이 앞으로 떨어진다면 한은으로서는 ‘뒷북 투자’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한은 외자운용원 서봉국 운용전략팀장은 “사들인 금은 장기 보유할 계획이기 때문에 단기적 가격 변동보다는 매입 필요성과 매입 여력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중 0.4%인 금 비중을 앞으로 얼마나 더 늘리느냐도 남은 문제다. 이번에 금을 대거 사들였지만,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세계 45위에 그친다. 외환보유액 규모가 세계 7위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삼성선물 이규원 연구원은 “아직 금 보유량이 많이 부족한 데다, 앞으로 달러가 약세로 갈 전망인 만큼 금을 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을 추가로 살지에 대해 한은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답을 피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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