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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50% 수도권서 … 분초 다투는 부검 많아”





해법 찾은 ‘한국 CSI’ … 국과수서 만난 경희은·정하린 법의관



2일 국과수 부검실에서 경희은(왼쪽)·정하린 법의관이 조직 샘플을 들여다 보고 있다. [안성식 기자]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사건이 발생하는데 업무에 차질이 생겨선 안되겠죠.”



 국립과학수사연수원(국과수)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여성 법의관 경희은(30)·정하린(30)씨는 2일 원주 이전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신참이라 의견을 낼 입장은 아니지만 원주 이전에 대해서는 국과수 내부에서 많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전체 사건의 5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하는데 부검 및 유전자 분석, 화재 및 교통사고 원인 파악 때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넘는 거리에 있는 원주까지 증거물을 실어 나르는 것은 지역균형 발전과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경씨와 정씨는 지난 4월 25일 국과수에 들어와 지금까지 300여 구의 시신을 부검했다. 각각 2006년 가천의대와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병리학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입학할 때 이화여대 전체 수석을 한 정씨는 모교에서 교수직 제의까지 받았지만 국과수를 선택했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 법의관이 된 이유는.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들여다 보는 것보다 시신을 부검하면서 사망자들의 스토리를 접하고 사인을 분석하는 작업이 더 흥미로울 것 같았다. 부모님이 ‘하필 왜 험한 일을 하는 법의관이냐’며 반대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해부를 하는데 왜 법의관 일이 험하다는 건지 모르겠다.“(정씨)



 - 법의관으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부검으로 수사 방향이 바뀔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최근 부검했던 한 여성의 시신은 외상이 없어 자연사라고 생각했지만 부검 후 목 안쪽 출혈이 발견됐다. 목졸림에 의한 타살 가능성이 제기돼 수사 중이다. 사고사로 위장된 시신들이 많은데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고 유족에게 명쾌한 설명을 해줄 수 있을 때 이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경씨)









본지 7월 19일자 1면.



 이번 한 주는 경씨와 정씨 같은 신참 법의관부터 국과수 고위 관계자까지 갈림길에 서게 되는 기간이다. 국과수가 서울에 남길 인력과 원주로 보낼 수 있는 인력을 자체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과수는 “사건은 수도권에서 일어나는데 감정을 원주에서 하게 되면 증거물 훼손, 불필요한 이송에 따른 세금낭비, 사건 해결 지연 등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사건 발생지 기준으로 원주에 있는 동부분원으로 배분된 감정 건수는 서울의 10%에 불과했다. 분초를 다투는 긴급 감정 건수의 경우 서울의 20분의 1도 되지 않았다.



 혁신도시 업무를 맡고 있는 국토해양부·지역발전위원회는 현재 국과수와 유관기관들의 논리가 일리 있다고 보면서도 다른 이전 대상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충북 오송으로 이전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경우 이전을 앞두고 석·박사급 연구원 208명이 사표를 냈다. 이에 대해 국과수 측은 “전체적인 인력 증원이 이뤄지면 원주 이전의 취지도 살리고 감정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차피 혁신도시 특별법이 통과돼 원주 이전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인력을 늘리면 턱없이 부족한 감정 인력도 보강되고 원주에 보낼 수 있는 연구 인력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국과수 관계자는 “부검 결과를 기다리느라고 장례를 못 치르는 유족도 있다”며 “어떻게든 치안 공백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글=박성우·김효은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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