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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살짝 입혔더니 … 다세대주택 맞아 ?




서울 금호동 다세대 주택 Y하우스. 붉은 벽돌이나 화강암을 쓰는 대신 견고한 폴리카보네이트(북쪽면)와 컬러 강판으로 벽면을 마감했다. 전용면적 85㎡(25평 규모) 4세대, 115㎡(33평·중층) 2세대로 구성돼 있다. 주차장 오른쪽 끝에 주민들이 쉴 수 있는 평상이 놓여 있다. [황효철 촬영·와이즈 건축 제공]


전국 어느 도시든 동네 골목의 다세대 주택(이하 다세대)은 붉은 벽돌로 마감한 외관부터 내부 공간까지 천편일률적이다. 돈 적게 들이고,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면적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같은 공사비를 들여도 과연 이게 최선일까. 과연 경제적인 것일까. 젊은 건축가 부부가 설계한 다세대주택 하나가 이런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졌다. 전숙희·장영철(와이즈 건축·wisearchitecture.com)씨가 서울 금호동 2가 언덕에 지은 ‘Y하우스’(2010년 4월 완공)다.

 Y하우스의 외관은 주변의 어지러운 풍경을 가라앉히듯 단순하고 깔끔하다. 창의 배치도 규격화와는 거리가 멀다. 1층의 주차 공간 옆에는 작은 텃밭, 주민들이 앉아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러나 Y하우스를 제대로 보려면 안으로 들어가봐야 한다. ‘다세대에도 이렇게 널찍한 공간이 나올 수 있구나’하고 감탄하게 된다. 두 개 층을 터놓은 중층(로프트·LOFT) 스튜디오가 눈에 띈다.




전숙희(左), 장영철(右)

 Y하우스는 여느 다세대주택보다 돈이 더 들지 않았다. 공사비는 평당 350만 원. 면적도 최대한 확보했다. 최근 두 사람은 ‘젊은 건축가상’(문화관광체육부)을 수상했다. “관점을 바꾸면 또 다른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심사위원장 김인철)라는 찬사를 받았다.

 Y하우스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전씨와 장씨는 “디자인을 통해 숨어있던 공간을 찾고, 자산 가치 뿐만 아니라 플러스 알파의 가치를 만드는 게 건축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세대를 지으며 건축가를 찾는 일은 드물다.

 “Y하우스 건축주도 처음엔 일명 ‘허가방’(부동산 관련 인허가 전문 대행업소. 저렴한 비용에 설계도 겸한다)의 도면을 가지고와서 우리에게 검토를 의뢰했다.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안이었다. 새롭게, 다르게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어떻게 설득했나.

 “조건을 걸었다. 평균적인 시공비에 원안보다 더 많은 면적을 찾아내겠다고 했다. 실제로 이 목표를 이뤘다.”




Y하우스의 중층 스튜디오. 실내가 더 넓어보인다.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나.

 “발상을 바꾸면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평수, 즉 바닥면적에만 집착한다. 공간을 2차원, 즉 평면적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경제적인 공간이란, 단순한 바닥면적의 합이 아니라 가장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상태를 말한다. 똑같이 10평짜리여도 가치가 달라질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다세대에 로프트가 특이하다.

 “4세대는 남향으로 층층이 배치하고, 북쪽에 2개의 로프트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북쪽은 흔히 ‘버리는 부분’으로 여기는데, 천장이 높고 확실한 특장점을 가진 로프트가 이곳에서 가장 인기다.”

 현재 두 사람이 매달리고 있는 일은 연희동 주택 프로젝트(대지 400㎡·약 120평). “두 건축주가 독립된 거주 공간을 가지면서 아래층에 임대상가를 만드는 일이에요. 두 건축주, 주택과 상가의 ‘따로 또같이’ 실험이죠.”

 장영철씨는 홍익대·UC버클리에서 수학했고, 전숙희씨는 이화여대·프린스턴대를 졸업했다. 각기 스티븐 홀과 과스메이 시걸 사무실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건축가 승효상씨가 운영하는 이로재에서 일하다가 만났다. 2008년부터 와이즈건축을 함께 운영해오고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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