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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뮤지컬 ‘늑대의 유혹’





초반부는 다소 산만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야기에 몰입은 힘들었다. 어수선함을 한방에 날린 건 엉뚱한 지점이었다. 남학생들이 몰려 나와 한바탕 주먹 다짐을 벌일 태세였고, “야, 이 xx야”라는 욕이 입에서 근질거리며 나오려는 순간, 노래가 나왔다. “Shake it, Shake it yo∼” 영어 가사를 강하게 발음하자 바로 욕이 된다는 걸 그때서야 눈치챘다. 관객은 뻥 터졌고, 이때부터 드라마도 객석을 쭉 빨아들였다.

 ‘늑대의 유혹’(사진)은 “풋-”하는 웃음이 연이어 터져나오는 주크박스 뮤지컬이었다. 유치했지만 발랄했고, 씁쓸하기보단 묘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작품은 귀여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동방신기·소녀시대·이승기 등의 최신 히트곡으로 이야기를 엮어갔다. 감상 포인트는 절묘한 타이밍. “아니, 이 순간에 저 노래가 나오다니…. 어이없지 않니?”라면서도 낄낄거리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동네 깡패들이 등장해 큰 싸움을 벌일 듯한 장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건만 갑작스레 서로 사탕을 주고 받는다. 한입 물더니 부르는 노래는 백지영-택연의 ‘내 귀에 캔디’.

 이런 식의 어처구니 없는 웃음이 객석을 무장해제시켰다. 누군가는 “너무 싼티 난다”고, 어떤이는 “지나친 비논리성”이라고 흠을 잡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뮤지컬이 품격과 개연성을 갖출 필요는 없을 터. 오히려 느닷없이 다가와 깨알 같은 재미를 제공하는 게 이 뮤지컬의 미덕일 듯싶다. 게다가 탄탄한 몸매의 꽃미남 남자 배우를 엿보는 만족감은 꽤 컸다.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가 나올 땐 객석 누님들도 “캬악-” 비명을 질렀고, 발라드 형식으로 편곡된 2PM의 ‘Heart Beat’를 듣는 것도 새삼스러웠다.

 오히려 잔재미의 일관성을 놓친 게 아쉬웠다. 후반부는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며 억지 스토리를 집어 넣다 보니 황망하게 마무리되고 말았다. 장소영의 뛰어난 편곡 솜씨, 무대를 꽉 채운 오재익의 안무력 등은 다음 작품을 또 기대케 했다.

최민우 기자

▶뮤지컬 ‘늑대의 유혹’=10월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3만∼7만원. 02-738-8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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