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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이변은 없다





서울 2년 연속 시간당 100mm …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 중



도로 드러나는 남부순환로 28일 오후 전날 우면산 산사태로 피해를 본 남부순환도로에서 중장비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대원과 경찰, 군 장병 등 수천여 명이 복구작업을 벌여 8개 차로 중 일부는 오늘 오전 소통이 재개될 예정이다. [김도훈 기자]













한반도 기온은 지난 99년간 섭씨 1.8도 올랐다. 여름은 19일 길어졌고, 겨울은 17일 짧아졌다. 연중 가장 많은 비가 오는 달이 7월에서 8월로 바뀌고 있고, 장마 종료 뒤 ‘물폭탄’을 쏟아붓는 ‘장마’가 또 오기도 한다.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며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과거 같으면 ‘기상이변’으로 불릴 만한 이런 현상들이 ‘일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서울 등 도심 치수(治水) 시설은 기후변화를 감당하기 어렵게 돼 있다. 이번처럼 여름철 서울 등 도심 곳곳에서 물난리가 반복되는 이유다.



 여름은 아열대 기후를 좌우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계절이다. 이번 폭우도 북태평양고기압에서 유입된 덥고 습한 공기가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부딪히며 시작됐다. 27일 서울에는 하루 301.5㎜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7월 하루 강수량으로 1907년 기상 관측 시작 이래 최고기록이다. 연간으로 봐도 20년(354.7㎜), 98년(332.8㎜)에 이어 사상 세 번째다. 지난해 추석 연휴 폭우에 이어, 이번에도 시간당 100㎜의 비가 쏟아진 곳도 있다.



 8월 강수량이 7월보다 많은 경우, 장마가 끝난 뒤 더 많은 비가 오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1973~2010년 8월 강수량이 7월보다 더 많았던 경우는 19번이었다. 이 중 12번(63%)이 90년대 이후 몰려 있다. 장마 종료 후 더 많은 비가 온 경우는 같은 기간 14번 있었다. 그중 11번(79%)이 역시 90년대 이후 나타났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현재 제주도 해안가와 남해안 일부 지역에 아열대 기후가 나타나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이 점점 북쪽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의 움직임은 생태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 초 부산 오륙도 인근에 아열대성 산호류인 뿔산호 군락을 확인했다. 주변 해역에선 혹돔·청줄돔·파랑돔 등 아열대 어종도 발견됐다.



 이렇게 달라진 한반도의 기후에 맞춰 서울 등 도심의 치수·방재 대책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고려대 김중훈(건축사회환경공학) 교수는 “강수량이 많아져 과거에는 안전했던 치수시설로는 더 이상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지역 하수도시설은 10년 설계 빈도로 시간당 75㎜ 이내의 비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10년 설계 빈도란 10년에 한 번 올 만한 큰비에 대비했다는 뜻이다. 과거엔 이 정도면 빗물 관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매년 큰비가 반복돼 더 이상 이 기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이 기준은 83년 하수도 기본계획이 처음 수립될 때 만들어졌다. 최초 기준은 10년 설계 빈도로 시간당 71㎜의 비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이후 5년마다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강수량 기준을 늘려 현재에 이르렀다.



 이것도 부족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추석 연휴 폭우를 겪은 뒤 이 기준으로는 폭우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기준을 시간당 95㎜(30년 설계 빈도)로 상향했다. 하지만 기준만 올렸을 뿐 현재 서울의 하수관은 대부분 시간당 71~75㎜의 비를 처리하는 규모다. 2014년까지 중구 무교동 등 26곳에 새 기준에 맞는 총길이 82.9㎞의 하수관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까지 공사가 이뤄진 구간은 5㎞에 그친다. 78㎞ 구간은 아직도 설계 용역 중이다. 서울 광화문광장 침수가 반복되는 것도 때문이다. 서울시립대 문영일(토목공학) 교수는 “대도시의 경우 배수관 규모를 지금의 3~5배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열대 기후= 월 평균기온이 섭씨 10도 이상인 달이 한 해 8개월 이상 지속하고, 가장 추운 달 평균 기온이 18도 이하인 기후를 뜻한다. 동남아의 경우 3~6개월간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글=김한별·전영선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587.5 ㎜ …… 서울 사흘 강수량 - 104년 만에 최고



301.5 ㎜ …… 서울 하루 강수량 - 7월 기준 역대 1위



55명   …… 이번 폭우·산사태로 발생한 사망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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