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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 우면산의 보복





최모란 기자 - 이수곤 교수
산사태 현장 동행 취재



이수곤



수마가 할퀴고 간 우면산은 처참했다. 폭탄을 맞은 듯 진흙이 산을 뒤덮었다. 여기저기 심하게 파헤쳐져 있었다. “난개발이 지반을 약하게 해 피해가 컸던 것 같네요.”



 28일 낮 12시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아트힐 수해현장. 산사태가 난 우면산을 바라보던 이수곤(57)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말했다.



산꼭대기부터 밑까지 6차선 도로 너비만 한 길이 났다. 산을 뒤덮던 토사가 쓸려나와 생긴 붉은 흙길이었다. 그 사이로 빗물이 계속 흘러내리면서 1m 넓이의 작은 계곡까지 생겼다. 밑으로는 진흙폭탄을 맞은 아파트단지가 참혹한 모습을 드러냈다.



 산사태로 무너진 산을 오르면서 이 교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산사태의 1차적인 원인은 집중호우라고 했다. 시간당 100㎜에 달하는 빗줄기를 산이 감당하지 못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난개발이라는 지적이다.



 “산에 공원 등을 만들면 물줄기의 흐름이 바뀝니다. 그래서 배수가 중요합니다. 산 밑 어디에도 사방댐(산사태나 홍수를 막기 위한 배수 기능이 있는 둑)이 없습니다. 물길이 막히니까 산사태가 생긴 거죠.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자연의 경고입니다.” 난개발 피로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얘기다.














 해발 293m인 우면산은 가팔랐다. 진흙에 발목이 빠져 허우적거렸다. 보이는 것은 바위와 흙, 뿌리까지 뽑힌 채 널브러진 나무뿐이었다. 쓰러진 나무 위로는 흙과 자갈이 무덤처럼 쌓였다.



 동행한 염홍철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일부에서 아카시아 나무 뿌리가 약해 산사태를 못 막았다는 말도 하던데 그렇다면 다른 아카시아 산들은 왜 안 무너졌느냐”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인 원인은 서울시와 서초구가 주민 편의시설이라며 산 주변에 생태공원이나 등산로를 많이 개발해 토질이 약해진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면산에는 생태공원과 50여 개의 등산로·산책로 등이 있다.



약수터도 18개가 있다. 지난 5월까지 휠체어와 유모차가 다닐 수 있는 무장애 숲길 조성 공사를 했다.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로 허물어진 유점사 약수터와 덕우암 약수터에서는 지난 4월부터 공사 중이다. 피해 주민들 상당수도 “ 등산로 조성공사를 하면서 나무를 베어내 산사태에 취약해졌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개발이 피해로 돌아갔다는 주장이다.



 우면산 인근 주택에서 사는 조원철(사회환경시스템공학) 연세대 교수는 “생태공원 등 눈에 보기 좋은 면만 보고 재해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면은 전혀 보지 않아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맹꽁이가 사는 물웅덩이를 자연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확대하려다 피해가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최모란 기자



◆난개발(亂開發)=체계적인 개발 대신 산림을 훼손하거나 거주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로 개발하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주택단지 공급을 제한하는 등 개발 제한 대책도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재정 수입을 늘릴 수 있어 난개발 유혹에 빠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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