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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열차 사고 말 바꾼 중국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28일 원저우 고속열차 사고 현장을 방문해 허리를 굽혀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원 총리는 사고가 난 고속열차 건설 과정에서 비리나 부패가 발견되면 가차없이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당초 지난 23일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낙뢰로 인한 동력 공급 중단이라고 했으나 추가 조사 결과 신호등과 관제시스템 문제가 드러나며 인재(人災)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저우 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39명의 사망자와 190여 명의 부상자를 낸 원저우(溫州) 고속열차 추돌사고의 원인에 대해 말바꾸기를 하기 시작했다. 애초 중국 당국은 폭우 와중에 고속철이 낙뢰를 맞아 열차의 동력공급이 중단되면서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잠정 조사 결과 원저우 남역의 신호등 및 관제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9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혀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인재(人災)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11일 동안 병상에 누워 있던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총리가 사고 발생 나흘 만인 27일 참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적극적인 사태 수습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이전보다 수척해진 얼굴로 원 총리는 사고가 발생한 철로 아래에서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상하이 철도국 안루성(安路生·안노생) 국장이 이날 오전 원저우에서 열린 국무원 사고 조사팀 전체회의에서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원저우 남역의 신호 설비 결함이 이번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안 국장은 “원저우 남역 신호 설비의 설계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신호등이 벼락을 맞고 고장 난 뒤 붉은 신호등을 켜야 할 구간에서 녹색 신호등이 잘못 나타났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 구간을 관리하던 원저우 남역의 당직자는 신호등 고장 사실을 포착하지 못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안 국장은 덧붙였다.

 문제가 된 신호등 설비는 베이징의 한 연구소가 설계한 것으로 2009년부터 생산돼 현장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당국의 말바꾸기로 중국인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민심을 의식한 듯 원 총리는 전날 열린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실사구시(實事求是) 원칙에 따라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결과를 철저하게 인민들에게 해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총리는 이튿날 직접 참사 현장을 찾아 “이 순간 매우 비통한 심정”이라며 “사고 희생자들은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이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그는 “기계 설비의 문제든 관리 차원의 문제든 철저히 책임을 묻고 부정부패가 발견되면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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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