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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시성 난개발이 초래한 우면산 재앙

중부지방을 강타한 기습 폭우의 상처가 참담하다. 그중에서도 18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대재앙의 근거지가 된 서울 우면산의 산사태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흘러 내린 토사가 산 아래 아파트 3개 층을 덮치는가 하면 토사에 떠밀린 차량이 건물 안까지 밀고 들어오면서 우면산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 녹지인 우면산이 비탈 여기저기가 무너지며 흉물로 변해 버린 모습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의 참상이다.



 우면산의 재앙은 시간당 100㎜ 안팎의 집중 폭우로 발생한 자연 재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먹구구식 인위적 난개발이 피해를 키운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하늘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벌써부터 인재(人災)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주민들과 토목전문가들은 우면산 산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생태공원화 사업을 꼽는다. 산 중턱 부근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등산로를 확장한다는 이유로 산을 깎아내고 계곡이나 물줄기를 바꾼 탓에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물길을 막아버리니 터져버리는 건 당연하다.



 무분별하게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하고 주말농장을 개발하며 나무를 뽑아낸 것도 산사태에 영향을 미친 요소다. 무리하게 산을 절개하고 파내는 개발 행위가 산사태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해 왔지만 행정당국은 이를 외면했다. 주민들의 표를 의식해야 하는 지자체장이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생색내기용 사업이나 하고 무리한 개발 허가를 내줘 산사태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는 비단 우면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계사 계곡을 따라 목재 데크를 설치한 청계산이나 아차산·불암산 같은 서울 인근 산 가운데에도 지자체의 주도로 전시성의 유사한 개발을 하는 곳이 적잖아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 최근 지자체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둘레길 사업도 산사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소양감댐 인근 마적산 산사태로 인하대 대학생 등 13명이 숨진 춘천 펜션 참사도 난개발이 피해를 키운 원인이다. 사고 지역 주변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으로 닭갈비, 막국수 음식점뿐만 아니라 펜션, 민박집이 난립하면서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막는 등 사고 위험이 상존했다는 것이다.



 이번 집중호우의 사망·실종자 50여 명 가운데 40명 가까이가 산사태로 인한 피해자다. 산사태의 대부분은 절개지 붕괴로, 인위적으로 지형이 변형된 곳에서 발생한다. 결국 우면산 재앙에서 보듯이 산사태 피해의 상당 부분이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인 것이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예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이상기후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방재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재해로 이어지기 십상인 마구잡이 난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근본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 개발 행위 허가 조건을 강화하고, 재해 위험지역에 대한 관리 강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지자체장들부터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시성 공사나 벌이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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