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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재난 속에 꽃핀 의인들의 맹활약

100년 만의 폭우가 중부지방을 강타해 일어난 대재난 속에서 이웃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의인(義人)들의 활약이 활짝 꽃을 피웠다. 위험에 처한 이웃을 도우려는 이들의 행동은 말 그대로 ‘조건 없는 희생’이었다.



 5명이 목숨을 잃은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에선 조양현(42)씨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곳에 살진 않지만 인테리어 상점을 운영하는 조씨는 출근길에 산사태가 마을을 덮치는 것을 목격했다. 삽으로 어떻게든 쏟아지는 흙더미를 막으려 시도하던 조씨는 이내 역부족임을 깨닫는다. 곧장 자신의 트럭을 몰아 모래주머니를 가득 사다가 작은 둑을 쌓았다. 조씨의 행동을 본 주민들도 가담해 이내 만들어진 작은 둑은 더 큰 참사를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조씨는 쏟아지는 흙더미와 나무 둥치들에 치여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원마을에선 또 한 사람이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들을 구해냈다. 터줏대감 김제영(57)씨는 흙더미가 자신의 집을 덮치자 집 밖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자신의 집 반지하에 세든 두 가족이 생각나 흙더미와 빗물이 쏟아지는 집으로 뛰어들어 이들을 구해냈다. 자신의 안위는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한다.



 동두천에선 제대를 한 달 남겨둔 조민수 의경이 급류 속에 고립된 한 시민을 구하려다 그만 목숨을 잃었다. 조 의경 역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 자신에게 닥칠 위험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춘천의 한 펜션에선 시골 초등학생들을 위한 과학·발명 자원봉사 캠프활동을 벌이던 인하대 학생 10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열정을 쏟던 젊은이들이었다. 조 의경과 인하대생들의 안타까운 희생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



 대재난에 나라 전체가 어수선한 가운데 일부에선 격한 분노를 토해내기도 한다. 그러나 책임을 묻고 사태를 수습하는 노력과 함께 공동체의 안녕이 어떻게 해야 지켜질지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위기의 순간 자신보다 이웃부터 생각한 의인들의 활약은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북돋우는 신선한 자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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