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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문재인 시나리오







신용호
정치부문 차장




권력 의지가 통 없어 보이고, 선거 한번 해본 적 없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그의 대선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른다. 급기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앞서기도 한다.



 2002년 4월, 중앙일보 대선 특별취재팀이 부산에서 문 변호사를 만났다.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때쯤 그에 대한 얘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정의감 있어 보이는 그는 ‘인간 노무현’에 대해 소상히 일러줬다. 인터뷰 후 기자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에 들어가겠네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정치 같은 데 전혀 관심 없어요. 안 가요, 안 가”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는 얼마 후 노 전 대통령의 권유에 못 이겨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다.



 지난해 5월이었다. 기자가 부산에서 직접 그를 만났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추모 1주기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때도 물어봤다. “정말 정치는 안 할 거냐”고. 아직 총선이나 대선이 많이 남아서였을까. 그는 “대중 앞에 서는 게 불편하고 정치가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좋아해 주는 분이 있다면 정치를 안 해 괜찮게 보일 뿐 정치를 하면 (기존 정치인과) 금방 똑같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랬던 그였다. 1년여가 지난 후 그의 말과 생각이 움직이고 있다. 최근 그는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26일에는 이해찬 전 총리 등과 함께 ‘승리 2012 원탁회의’에도 참석했다. 이 회의는 총선·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출마 얘기만 안 했다뿐이지 현실정치에 성큼 발을 들인 ‘정치인 문재인’이다. 그간 행보를 보면 ‘그는 정치는 하고 싶지 않지만 뿌리치지 못할 명분이 생기면 마다하지도 못하는 사람’이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 출마는) 그분의 운명이다. 본인도 꺾을 수 없는 어떤 흐름이 있는 것 같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거다.



 그는 정말 어디까지 갈 것인가. 당분간 야권 단일화 작업에 매진할 게다. 당장 총선에 직접 나설 것이냐가 궁금한데 “박근혜 대세론을 꺾기 위해서라면…” 한 걸 보면 출마도 변수 중 하나다. 그는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부산·경남(PK)을 꼽는다. 총선에서 못 이기면 박근혜 대세론이 굳어진다고 믿고 있다. 그런 절박함이면 봉하마을을 끼고 있는 김해을에서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과 한판 붙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총선에 직접 나서 이기거나 PK 선대위원장으로라도 야권의 승리를 이끈다면 지지율은 한 단계 더 상승할 거다. 다음은 자연스레 대선 국면이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최근 한 친노 인사에게 “대선 승리를 위해 손학규 대표와 문 이사장이 경선을 치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한다. 다른 친노 인사들도 이런 얘기를 공공연히 한다. “정권을 보수에게 또 넘겨줄 상황인데 최소한 불쏘시개라도 되라”는 명분이 그에게 던져진다면 상상에 그칠 일도 아니다.



 아무래도 문재인 시나리오는 스스로 결정할 선을 넘은 것 같다. 그도 책 제목을 알고 지었을까. 하든 안 하든 『운명』이다.



신용호 정치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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