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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쏟아지는 저축은행 의혹 … 규명할 의지는 있나

부산저축은행 비리는 국내외에 100여 개의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를 만든 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5조원을 불법 대출한 사건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3월 15일 수사에 착수한 지 4개월이 지났건만 대출금의 사용처가 확인된 돈은 일부에 그친다. 행방이 묘연한 돈이 5조원 중 무려 10%인 50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 등 각종 의혹이 춤추고 있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시늉만 하는 모양새다. 비자금이 얼마나 조성됐는지, 그 돈이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그 규모와 출입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핵심을 피한 채 주위만 맴도는 수사에 국민은 답답하기만 하다.



 엊그제는 새로운 의혹이 정치권에서 또 제기됐다.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 투자를 위해 설립한 캄코뱅크(Camko Bank)에서 일부 자금이 국내외로 유입돼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다는 것이다. 캄코뱅크의 연차별 재무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07~2009년 1928만 달러(210여억원)가 국내 은행 2곳과 미국 내 은행 계좌로 들어갔다가 어디론가 빠져나갔다고 한다. 이는 캄보디아 투자금 중 일부가 한국과 미국으로 역(逆)송금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투자가 과거정권의 대북정책과 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산저축은행은 2005년 8월부터 캄코시티 등 캄보디아 부동산개발사업에 5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현재 모두 중단됐고, 대부분의 투자금의 행방은 연기처럼 사라진 상태다. 국내에서도 전남 신안군 개발사업, 경기 시흥시 영각사 납골당 사업 등에서 수백원씩 뭉칫돈이 증발됐다는 의문이 일고 있다.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의혹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수사로 말하겠다”고 큰소리만 쳤지 아예 수사 의지를 접은 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무기력하다. 이번 사건은 대검 중수부를 존치하게 해준 ‘은인’이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중수부 폐지론이 거세게 일던 6월 초 ‘해병대 상륙론’까지 들먹이며 “저축은행 수사를 끝까지 수행해 서민 피해를 회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규명의지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국민 정서다.



 국회 국정조사도 어제 부산저축은행 방문을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불과 3주도 안 남은 활동시한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칫하다간 검찰과 국회가 서로 흐지부지하면서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저축은행 비리를 이대로 덮는다면 친서민과 공정사회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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