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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21·한화)이 US여자오픈에서 서희경(25·하이트)을 상대로 연장전 끝에 기막힌 역전승을 일군 배경에는 ‘승리를 부르는 심리술사’가 있었다.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의 조수경(42·스포츠심리학박사·서울시립대 겸임교수·사진) 소장이다.

‘승리를 부르는 심리술사’ 조수경 소장

유소연은 2009년부터 3년째 조 소장과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US오픈 출국을 앞두고 유소연이 서울 대치동의 조 소장 연구소를 찾았다.

“소연이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성적이 썩 좋지 않았어요(11오버파 공동 25위). 그래서 우리는 ‘US오픈을 어떻게 즐길까’를 얘기했죠.”

조 소장은 대회 기간에도 유소연과 문자와 전화로 계속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조 소장은 유소연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줌으로써 US오픈 우승을 이끈 숨은 조력자인 셈이다.

조 소장에게 심리상담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선수는 유소연 외에도 많다. 조 소장은 2009년 8월부터 박태환(22)의 심리영역 담당 위원으로 참여했다. 박태환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수영 3관왕(100m, 200m, 400m)의 쾌거를 이뤘다. 현재도 상담을 맡고 있는 체조선수 손연재(17)는 당시 동메달을 따냈다.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이 거쳐 갔고 박인비(23)와 홍순상(30·SK텔레콤)은 지금도 상담을 맡고 있다. 박인비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렸고, 홍순상은 지난 6월 2년 만에 KGT 스바루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고객과 상담 내용은 절대 비밀
조 소장에게 ‘유소연과 US오픈 당시 나눈 얘기가 뭐냐’고 물었다. 대답 대신 웃기만 한 그는 “고객과 상담한 내용은 어떤 경우라도 밝혀서는 안 된다는 ‘비밀 보장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 소장은 “스포츠심리학 측면에서 유소연의 우승 상황을 분석하자면 다섯 가지 심리요소가 잘 융합돼 시너지가 나타났음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조 소장은 평소 상담 선수에게 ▶주의초점능력(문제에 봉착했을 때 초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스코어인지 샷의 임팩트가 더 중요한지 등을 인지하는 능력) ▶충동 자제력(맥박이 빨라지고 손에 땀이 나는 생리적인 현상을 극복하는 법) ▶위기상황의 대처 능력(융통성 있는 적응력) ▶집중력 또는 몰입력(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에너지 관리능력(불안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집중 훈련시킨다고 한다.

조 소장에 따르면 유소연은 US오픈의 마지막 3개 홀과 연장전에서 이 같은 심리적 요소가 한데 뭉쳐졌고 그 밸런스가 깨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유소연이 연장전 첫 홀인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그 상황에서 주의초점능력과 위기상황의 대처능력, 에너지 관리능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친 선수만이 가질 수 있는 ‘어떤 파워’가 느껴졌다는 게 조 소장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유소연이 ‘now(지금) & here(여기)’론을 철저히 즐기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태연하게 기다리면서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할 일에 몰입하는 것을 뜻한다”고 now & here 이론을 설명한 조 소장은 “노력은 정직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진리로 믿고 행동원칙으로 삼고 있는 선수가 유소연이다. 그래서 그에게 US오픈 우승은 자신의 원칙과 즐기는 골프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 대회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이 바보야’ 하면 더 망쳐요”
그렇다면 주말 골퍼들이 즐겁게 골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 소장은 몇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주제어별로 정리하면 ‘긴장-경직-긍정-과신’이다. 그는 “긴장은 풀고 경직된 몸의 힘은 빼면서 긍정적인 말을 하되 자신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심장을 상상하면서 심호흡하라. 조 소장은 긴장을 최대한 빨리 푸는 방법으로 “마음의 눈으로 자신의 심장을 바라보면서 호흡해 보라”고 권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들숨과 날숨 때 심장이 수축됐다가 다시 팽창하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는 점이다. 자율신경계통은 통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 방법으로 심호흡을 2~5회 반복하면 조절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게 조 소장의 설명이다.

둘째, 어깨의 경직된 힘을 빼라. 첫 홀 티샷 상황이 되면 몸이 뻣뻣하게 굳는 골퍼가 많다. 조 소장은 “이럴 때 경직된 몸을 풀기 위해 클럽을 잡은 채로 양쪽 어깨를 빠르게 상하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어깨 털기’ 방법으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방법은 어깨 털기와 비슷하지만 ‘경직과 이완’의 시간차 공격이 필요하다”고 했다. 방법은 이렇다. 먼저 양쪽 어깨를 2~3초간 최대한 끌어올려 경직시킨다. 그랬다가 숨을 밖으로 내뱉으면서 순간적으로 어깨를 아래쪽으로 확 풀어낸다. 이때 확 풀린 느낌이 몸의 이완 상태라고 한다.

셋째, 긍정적인 셀프 토크(self talk)를 즐겨라.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많은 주말 골퍼가 스스로에게 ‘바보’ ‘이런! 죽어야 돼’ 같은 부정적 언어를 남발한다. 조 소장은 “말하는 습관이 성격을 지배하고 그 성격은 행동으로 표출되고 결과물로 나타나기 때문에 ‘오케이’ ‘좋아’ 같은 긍정적인 혼잣말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과신하지 말라. 조 소장은 “결과만을 생각할수록 결과는 더 나빠진다”고 했다. 조 소장은 사석에서 만난 아마추어 골퍼 A를 예로 들었다. A는 70대를 치는 골퍼이지만 한두 개 파5 홀에서 성적이 안 좋다고 한다. 그는 “A에겐 자신을 너무 믿는 공격적인 성향이 지배한다”고 분석했다. 3온으로도 충분히 파나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는데 좋은 결과(스코어)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2온을 고집한다는 얘기였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좋지만 골프에서 ‘과신’은 금물이란 얘기다.

조 소장은 “우리는 누구나 경쟁사회의 일원이다.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도 상황에 맞게 자신을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최고의 선수는 자신을 의욕적으로 훈련시키고 변화시키는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 이처럼 스스로 의욕을 발생시키는 요소를 발견하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에너지 관리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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