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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 요원하던 시절 ‘달에서 드라이브’ 구상

1971년 7월 26일 발사된 달착륙선 아폴로 15호는 11, 12, 14호와 다른 점이 있다. 월면차다. 이전엔 우주인들의 움직임이 무거운 장비 때문에 제약을 받았다. 멀리 갈 수도, 크레이터에 들어가 볼 수도 없었다. 그래서 월면차가 등장했다.

권기균의 과학과 문화 ‘20세기의 파우스트’ 폰 브라운

월면차 개발은 베르너 폰 브라운이 했다. 그는 히틀러의 지원으로 독일 페네뮌데 섬에서 V2 로켓을 개발했던 독일 과학자다. 로켓 개발을 위해 영혼까지 팔았다며 ‘20세기의 파우스트’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인 45년 5월 소련군을 피해 엄청난 양의 로켓 자료들을 동굴에 숨겨놓고, 5000여 명의 기술자와 함께 미군에 투항했다.

폰 브라운은 천재였다. 그는 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지 넉 달 만에 미국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 발사를 성공시켰다. 이때 사용된 ‘주노 1’ 로켓은 그가 나치하에서 개발했던 V2로켓의 변형이다.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마셜우주비행센터(MSFC) 초대 소장을 맡았고, 달 착륙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그리고 ‘주노’와 ‘주피터’ 로켓을 대형화해 ‘새턴V’ 로켓을 개발했다. NASA 전문 취재기자 ‘레지널드 터닐’에 따르면, 로켓 이름 ‘새턴’은 ‘주피터’, 즉 목성 다음에 있는 것이 토성이었기 때문이다.

폰 브라운은 제미니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던 66년 제미니 9A호의 우주인 유진 서넌을 불렀다. “달에 가는 것은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보낼 겁니다. 문제는 달에 착륙했을 때 무슨 일을 할 것인가인데… 당신은 차를 운전하게 될 겁니다.” 서넌은 놀랐다. 당시는 사람이 달에 가는 것조차 요원한 상태였다. 그런데 폰 브라운은 한발 더 나아가 38만4400㎞ 떨어진 달에 사람이 가서 차를 운전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폰 브라운은 64년부터 MSFC에서 ‘차로 달 표면 횡단’ 아이디어를 준비했다. 기술팀에 일단 서류상으로 구상을 실천할 준비를 시켰다. 개념을 세우고 설계해봤지만 너무 크고 무거웠다. 그래서 기본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69년 4월 MSFC 내에 월면차 태스크팀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착륙 비행에 나서기 3개월 전이다.

69년 7월 11일 NASA의 납품업체들에 월면차 공모를 했고, 두 달간의 심사 끝에 보잉사를 개발 업체로 선정했다. 입찰액은 1960만 달러, 납기는 71년 4월까지였다. 개발비 인상이나 일정 지연 가능성을 막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계약서에 3개의 조항을 넣었다. 첫째, 1960만 달러 이하로 개발을 마쳐도 1960만 달러를 다 지급한다. 그러나 예산이 초과되면, 초과분의 극히 일부만 더 지급한다. 둘째, 달에서 월면차가 제대로 작동을 못하면, 계약 금액의 일정 퍼센트만 지급한다. 셋째, 아폴로 15호 일정에 못 맞추면, 돈을 전혀 지불하지 않는다.

가동 조건으로 ‘깊이·넓이가 각각 2피트인 크레이터 안으로 들어가고 나올 수 있을 것. 1피트 높이의 바위를 타고 넘을 수 있을 것. 45도 경사를 올라갈 수도 있어야 하되 25도 기울기에서도 안정될 것’을 제시했다.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깨고 보잉사가 월면차를 완성했다. 비용은 두 배가 들었다. 보잉사는 월면차 개발을 위해 실물 크기 모형들과 전기구동·조향·바퀴·현가장치 등 무수히 많은 시험 시설을 만들었다. 달착륙선 안에 들어갈 월면차 무게 계산도 복잡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이지만, 지상에서 연습을 하려면 중력 1의 조건에서도 가동돼야 하니까 두 상황을 다 충족시켜야 했다. 발사 시와 달까지의 비행, 달 착륙 시 월면차가 받는 힘도 고려 요인이었다. 또 달에서의 시뮬레이션을 위한 장치들도 있었다.

주요 시스템을 보면, 구동장치 외에 36볼트의 은-아연 배터리와 4분의 1마력 DC모터, 각 바퀴의 구동을 위한 전기 시스템, 내비게이션 시스템, TV카메라와 라디오, 원격조정 등 커뮤니케이션 장치, 극한의 온도에서 견디는 내열 및 열 차단 시스템, 그리고 운전자용 장치 등이었다. 전체 무게는 209㎏이었다.

막상 아폴로 15호가 달에 도착해 월면차(사진)를 가동했을 때 앞바퀴는 작동되지 않았지만 뒷바퀴만으로 가동할 수 있었다. 협곡 근처까지 왕복했다. 먼지가 일어나 시야를 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바퀴덮개가 역할을 잘해 그러지 않았다. 3일 동안 가동한 후 달에 차를 두고 지구로 돌아왔다. 서넌은 마지막 달착륙선 아폴로 17호의 선장으로 달에서 월면차를 운전한 마지막 우주인이 됐다.

NASA는 2020년을 목표로 달에서 6개월간 체류할 수 있는 주거형 월면차를 개발 중이다. 중국도 월면차 개발을 끝냈다고 한다. 우리는 2020년 자력으로 1단 로켓 발사가 목표다. 지금쯤 누군가는 폰 브라운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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