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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휴가를 맞아 10년 전에 살던 집을 찾아갔습니다. 10년 만이었습니다. 방학을 한 큰아이와 함께였습니다. 큰애는 그 집에 살 때 초등학교에 입학했죠.

EDITOR’S LETTER

궁금했습니다. 학교로 향하던 그 오솔길이 아직도 있는지, 사람을 놀라게했던 청설모와 이름 모를 길가의 꽃들, 그리고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징그러운 민달팽이도 여전히 잘 살고 있는지.

모든 것이 그대로였습니다. 고맙게도. 집 앞으로 다니던 버스 번호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빨간색 우체통도 제자리에 서 있었고요. 제가 책 읽던 거실 창가 유리창틀만 새 걸로 바뀌어 있었죠.

사실 한 7년쯤 전에, 제가 30년 전 살던 집을 찾아가 본 적이 있습니다. 취재차 우연히 그 근처에 가게 됐다가 문득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끝에서 옛날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골목길도 다 없어지고 대신 무지막지한 신작로가 나있었죠. 그 사이사이로 낯선 빌라들만 서 있었고요.

갑자기 어린 시절을 누군가에게 뺏겨버린, 혹은 잃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찾아낸 담벼락 흔적만이 아쉬움을 달래주었죠.

자기가 어떻게 놀았었는지 비로소 떠올랐나 봅니다. 묻는 말에 대답도 안 하고 잔디가 곱게 깔린 운동장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열 살 어려진 큰애는 열 살 젊어진 아빠의 모습을 보았을까요. 그때 그 시절은 그렇게 거기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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