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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부천 사는 중3 나연이에게 반한 사연





앙카라서 열린 ‘터키어 말하기 대회’ 우승한 권나연 양



지난달 터키에서 개최된 제9회 국제 터키어 올림피아드 말하기 부문에서 금메달을 받은 권나연(16·부천중3)양. 권양은 상금을 이스탄불 참전용사회관에서 알리 바트만(81·오른쪽) 한국전참전용사기관 대표에게 전달했다. 사진 왼쪽은 후세인 이지트 주한 이스탄불 문화원장. [권나연양 제공]



‘한국 소녀가 참전용사에게 선물을 주다’.



 터키 최대 일간지 후리옛(Hurriyet)데일리뉴스는 지난 3일자 1면 머리기사로 한 한국인 소녀가 보여준 당찬 도전과 감동적인 선행을 집중 보도했다. 이 신문뿐 아니다. 터키 방송사인 ATV·STV 등도 “한국 소녀가 터키에 큰 감동을 선물했다”고 방송했다. 터키에서 한국 소녀 열풍을 일으킨 화제의 주인공은 부천중학교 3학년 권나연(16)양.



권양은 지난달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제9회 국제 터키어 올림피아드 대회 말하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받았고, 상금 1500터키리라(110만원가량)를 이스탄불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회에 기부했다. 한복 차림의 앳된 소녀가 유창한 터키어 발음을 과시하는 것도 신기한 데다 1등 상금을 기부하는 일은 터키에서 흔치 않은 일이었다. 언론 보도 이후 권양은 ‘한국 소녀’로 알려지면서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됐다. 터키 친구 오즈게(16)는 “나옌(나연의 터키 발음)이 거리에 나가면 사인을 해달라거나 사진을 찍자는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터키와의 인연은 2004년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됐다. 당시 공군 소령이었던 아버지 권오창(45)씨가 한국과 터키 양국 간 군사교류 차원에서 20개월간 참모 교육을 받게 된 것이다. 그 기간 동안 권양은 현지 학교를 다니며 터키어를 열심히 익혔다. 그는 “터키에 있는 동안 참전용사 1만5000여 명이 한국을 위해 싸웠고, 한국 땅에서 피 흘린 희생이 많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06년 귀국 이후에도 터키어 공부는 이어졌다. 어머니 김은지(44)씨는 “딸이 터키어를 좋아해 서울 역삼동 이스탄불 문화원에서 1년 동안 공부하면서 대회 출전을 권유받았다”고 말했다. 터키어 올림피아드는 말하기·쓰기·시낭송 등 10개 부문에서 실력을 다투는 국제대회다. 전 세계 130여 개국에서 청소년 1000여 명이 참가했다. 말하기 대회에서는 필기(문법, 듣기)와 터키어 면접시험이 치러졌다. 권양은 “한국전쟁 이후 어떻게 한국이 빨리 성장할 수 있었나”란 질문을 받고, “부존자원은 별로 없으나 교육열이 높고 국민이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점 만점에 192점을 받고 금메달을 땄다.



 아버지 권씨는 “나연이는 대회 출전 전부터 상금을 받으면 참전 용사를 위해 쓰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 그런 생각을 했다니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권양은 상금을 기부하러 참전용사회를 직접 찾아갔다. 용사회 대표 알리 바트만(81)은 권양을 반가이 맞았다. 그는 1951년 한국 땅을 밟아 전투에 참가했다. “어린아이가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게 놀랍다”며 기뻐했다. 권양은 대회 참가를 위해 20여 일 동안 학교 수업도 빠지고 기말고사를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내 작은 행동으로 한국을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며 “커서 외교관이 돼 터키와 한국이 더욱 가까워지도록 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강홍준 기자·김강민 인턴기자(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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