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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그리스 2차 구제안 합의





파판드레우 “휴~”
‘그리스 파산’ 악몽 피했지만
채권자 손실 21% 넘을 수도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빚 부담을 줄이는 데 몇몇 채권국 정상이 반발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왼쪽). 하지만 정상들이 채권자 고통 분담에 합의한 덕분에 빚 부담이 260억 유로 정도 줄자 그의 표정은 환하게 바뀌었다. [브뤼셀 로이터·블룸버그=연합뉴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21일(현지시간) 고양이 목에 기어코 방울을 달았다. ‘자발적’이란 단서가 붙기는 했으나 민간을 포함한 채권자의 고통 분담안(案)에 합의한 것이다. 애초 피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도 그동안 유럽 리더들은 자국 금융회사의 손실이 두려워 고통 분담만은 피하려 했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자 고통 분담을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합의에 따르면 채권자들은 앞으로 단기 채권인 370억 유로(약 55조5000억원)의 만기를 연장해줄 수 있다. 만기는 15년이나 30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또 채권자들은 채권 126억 유로(약 18조9000억원)어치를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에 팔아버릴 수 있다. 원금을 다 받을 순 없다. 정상들은 채권을 시장 가격보다 낮게 사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채권자들이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채권자들이 최고 21%(원금 기준) 정도 손해볼 것으로 영국 런던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추정했다”고 이날 전했다.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이다. 이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는 “채권자들의 참여가 자발적이든 아니든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그리스 국채에 대해서는 D(디폴트) 등급을 매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른바 ‘선택적(제한적) 디폴트’ 사태다.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상이다. FT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디폴트된 그리스 채권을 담보로 받고 유럽 시중은행들에 긴급 자금을 계속 대주기로 해 신용경색은 일어나지 않을 듯하다”고 보도했다. 또 “부도 등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시장이 요동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러시아(1998년)와 아르헨티나(2001년) 채무위기 사례를 보면 채권자 손실이 예상치(21%)보다 커져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당시 두 나라에 대한 채권자들은 원금 탕감을 15~26% 정도로 예상하고 만기 연장 등을 해줬다. 그러나 실제 탕감비율은 최고 90%까지 불어났다.



 고통 분담은 아일랜드나 포르투갈로 전염될 수도 있다. 이날 유럽 정상들은 “고통 분담은 그리스에만 적용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요즘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은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세수가 줄며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구제금융으로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BBC방송은 런던 금융시장 전문가의 말을 빌려 “채권자들이 두 나라에 대해 원금을 깎아줘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정상들은 채권자 고통 분담과는 별도로 2차 구제금융 1090억 유로(약 163조5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돈은 앞으로 3년 동안 분기별로 나눠 그리스에 투입된다. 정상들은 구제금융 금리도 기존 연 5%에서 3.5%로 낮춰줬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정상회담 직후 “새로운 모멘텀이 마련됐다”며 “새로운 합의 덕분에 빚 부담이 260억 유로(2014년 기준) 줄어들게 됐다”고 기뻐했다.



 한편 국내 증시가 상승 동력을 얻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다는 것이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19포인트(1.22%) 오른 2171.23에 마감됐다. 8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이 162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오랜만에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2.7원 오른 달러당 1051.9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8월 21일(1054.9원) 이후 최고치다.



 유럽 정상들이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러스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이제 공은 그리스로 넘어갔다. 앞으로 시장은 그리스 정부가 재정 건전화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를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규·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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