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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죄송하지만 보험료 결제 … 카드는 안 됩니다





생보료 카드 결제 중단 1년째





경기도 안양에 사는 김지현(28·여)씨는 지난달 한 외국계 보험사로부터 “신용카드로 내고 있는 보험료를 은행 자동이체로 바꾸라”는 전화를 받았다. 카드사와의 이체 계약을 해지해 8월부터 카드결제가 아예 안 된다는 것이다. 2005년 홈쇼핑을 통해 저축형 보험에 가입한 김씨는 그동안 카드로 보험료를 납입해 왔다. 그는 “7년간 해오던 카드결제가 갑자기 안 된다니 어이가 없다”며 “자동이체로 바꾸면 카드사 포인트 적립이나 신용등급 등 여러 면에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험사와 카드사 간의 수수료 싸움이 1년 넘게 계속되면서 보험 계약자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카드 수수료를 내려달라는 요구를 거절당한 보험사들이 잇따라 보험료 카드 납부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카드로 보험료를 받는 보험사를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삼성생명 등 일부 보험사만이 보장성 보험에 한해 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표 참조>



 수수료 분쟁은 지난해 6월 여신전문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촉발됐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초회 보험료만 카드로 받던 관행이 잘못됐으니 이후 다달이 내는 보험료도 카드 결제를 허용하라’는 취지로 시행령을 바꿨다. 부담이 커진 보험사들이 당장 들고 일어섰다. 카드사들에 “2.7%인 가맹점 수수료를 1.5%로 낮춰 달라”고 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보험료 중 카드결제 비중이 2.63%밖에 안 돼 수수료를 더 낮추는 건 무리”라고 맞섰다. 업계 사이에 끼인 금융위는 “보험사와 카드사 간의 지급결제 방법을 자율적으로 정하라”고 발을 뺐다. 이후 1년간 생명·손해보험협회와 여신전문업협회 사이의 기싸움이 진행됐지만 입장 차이가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8월부터 삼성생명·교보생명·대한생명 등 대형사들이 먼저 카드결제 중단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중소형사와 외국계들이 잇따라 동참하면서 ‘보험료 카드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수수료 분쟁의 핵심은 저축성 보험이다. 저축성 보험은 계약금액이 크고 목돈으로 돌려줘야 해 보험사가 챙기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만큼 보험사가 느끼는 수수료 부담도 크다. 한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대리점이나 설계사에게 주는 계약유지 수수료가 2% 선인데 카드결제 수수료가 2.7%”라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아예 “카드로 저축성 보험료를 내는 건 빚으로 저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드업계는 ‘쓸데없는 트집’이라는 입장이다. “내심 카드결제를 하고 싶지 않던 보험사들이 수수료율을 걸고 넘어진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피곤한 건 고객들이다. 고객들로선 자동이체나 카드결제나 절차상으론 차이가 없다. 하지만 혜택은 카드가 더 많다고 느낀다. 자동이체를 하면 대개 보험료를 1% 할인받는다. 카드결제 땐 많게는 2%까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더욱이 카드를 많이 쓰면 금융거래 실적이 쌓이고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계 카드를 쓰면 대출 때 더 많은 금액을 빌리거나 금리를 할인받는다. 서울 신월동에 사는 주부 현인아(38)씨는 “자동이체로 받을 수 있는 보험료 할인보다 카드납부를 통해 실적을 쌓으면 월 몇만원까지 적립금을 쌓을 수 있어 불편해도 카드 결제를 고집한다”고 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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