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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칼럼] “일본 의원들, 울릉도에 혼저옵서예 … ”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주도하는 사람은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다. 사이타마현 출신 4선인 그는 자민당 정책조정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영토특위 위원장대리 자격으로 4명의 울릉도 방문단을 인솔하고 독도분쟁의 뜨거운 불구덩이에, 태평양전쟁 때의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원같이 몸을 던지겠다는 돈키호테의 발상을 하고 있다.



 그의 몸속에는 맹목적이고도 국수주의적인 애국주의의 피가 돈다. 그의 외할아버지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 대장은 이오지마(硫黃島)수비대 사령관으로 1945년 2월 미군의 전설적인 이오지마 상륙작전을 저지하는 옥쇄작전을 지휘하다 죽었다. 이 전투에서 일본군 병력 2만933명의 96%인 2만129명이 전사했다. 구리바야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2007년 만들어 아카데미상 후보작에 오른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실제 모델이다. 신도 요시타카는 울릉도 ‘상륙’으로 그의 영웅인 외할아버지의 패배로 끝난 이오지마 전투를 엉뚱한 데서 이기는 싸움으로 보상하려는 것 같다.



 신도의 이상적인 정부 쪽 파트너는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외상이다. 조선 병탄합병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외고손자인 마쓰모토는 대한항공이 독도 상공을 시험 비행한 것을 트집잡아 외무성 직원들에게 한 달 동안 대한항공 탑승 금지령을 내렸다. 정부가 취하는 모든 조치의 외교적인 파장을 고려하고 선린외교에서 일본의 새로운 진로를 찾는 ‘일본 부활’에 앞장서야 할 일본 외상의 그런 지시는 일본을 위해서는 비생산적이고, 한국에는 외교적 발길질이고, 동북아시아에는 안정파괴 행위다. 일본 총독부가 있던 남산에 이토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세운 데까지 시비를 거는 마쓰모토에게 바른 역사인식에 바탕을 둔 이성적인 외교를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나무에 올라가 고기를 잡겠다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인지도 모르겠다.



 마쓰모토 외상이 내린 대한항공 탑승 금지령은 물리적인 것도 가시적인 것도 아니라서 불쾌감의 표시 말고는 우리가 행동으로 대응할 여지는 없다. 그러나 신도 일행의 울릉도 방문은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강요한다. 그들은 정상적인 입국 절차를 밟고 한국에 와서 서울에서 한국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울릉도로 가서 독도 박물관을 구경한다. 그리고 울릉도에서 90㎞밖에 떨어지지 않은 독도를 건너다본다. 그리고 한국을 떠난다. 한국인이 일본의 어디든지 자유로 갈 수 있는 것처럼 일본인들도 한국 땅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문제는 그들의 간사한 울릉도 방문의 노림수다.



 아무 말썽 없이 울릉도 방문이 끝나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들은 한국 시위대와의 물리적인 충돌을 노린다. 그래야 그들의 울릉도 ‘상륙’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어 독도가 한·일 간의 분쟁지역이라고 선전할 수가 있다. 그들의 그런 뱃속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그들에게 울릉도 방문계획의 자진 취소를 종용하고 있다. 정부는 격렬한 항의시위가 일어날 수 있음을 그들에게 지적한다. 그러나 시위가 격렬할수록, 그들을 향해서 날아오는 돌멩이와 삶은 계란과 토마토가 많을수록 그들은 환영한다. 한국인들이 이성적으로 대처해 그들의 울릉도 원정이 조용하게 끝나면 그들은 일본으로 돌아가서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용의가 있는 보수·우익 애국주의자들에게 울릉도에 가서 보니 독도는 역시 일본 땅 다케시마(竹島)가 맞더라는 반과학적이고 반상식적인 선전을 하는 데 그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선의 방법은 20일자 중앙일보 사설이 제안한 대로 일본 의회의 ‘4인의 사무라이들’을 독도로 안내해 현장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현장의 증거들은 보아도 보려 하지 않고(視而不見) 들어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聽而不聞)이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그들의 의식구조를 새로운 한·일 관계에 맞게 개조할 방도는 없다. 그들이 한국 방문 중에 시위대와 충돌해서 세계의 언론에 그들이 바라는 ‘그림’이 나가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오고 싶으면 오라는 자세와 최대한의 이성과 무관심으로 그들의 퍼포먼스를 물거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언론은 자제하고, 그들이 만나 이야기하겠다는 한국 국회의원들은 독도문제 권위자인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의 벼락과외라도 받아 이론 무장을 하는 것이 좋다. 아는 것 없이 큰 목소리만으로는 이야기가 안 된다.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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