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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은행 창구선 여전히 변동금리가 대세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이 나온 게 지난달 말. 은행들도 고정금리 주택대출 신상품을 내며 이에 화답했다. 변동금리가 95%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일대 변화가 나타났음직하다. 과연 그럴까. 은행 창구를 찾았다.

 “대출 금리 5.03% 나옵니다. 급여 이체하면 4.83%이고요.”

 19일 국민은행 한 지점. 창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문의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다른 설명 없이 변동금리인 코픽스 연동형 상품만 소개했다. “고정금리도 있다던데요.” 기자가 묻자 직원은 “고정금리는 6%에 가까워서 잘 안 한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가 조회해준 고정금리 대출 금리는 연 5.8%. “금리가 오르곤 있지만 상승세가 가파르지 않아요. 일단 변동금리로 하고 3년 뒤에 금리 수준 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방법이죠.” 금리 차이가 0.77~0.97%포인트이다 보니 굳이 고정금리를 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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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국민은행이 지난 5월 고정금리 신상품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찮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안팎에 그친다. 이달 초 금리를 크게 낮춰 출시한 ‘KB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 역시 259억원어치가 판매됐을 뿐이다. 외환은행은 더하다. 이달 1일 출시한 ‘예스 안심전환형 모기지론’은 25건, 22억원 나가는 데 그쳤다.

 그나마 4월부터 ‘지금 이대로 신한 금리안전 모기지론’를 판매한 신한은행은 신규 주택대출 중 26%가 이 상품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중 90% 이상이 3~5년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이다. “당분간은 금리가 올라도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몰라서 대부분 혼합형을 찾는다”는 게 이 은행 상품개발부 유유정 차장의 설명이다.

 은행은 고객들이 고정금리를 선택하지 않으니 달리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정금리를 권유했다가 금리가 떨어지면 누가 책임지느냐는 것이다. 실제 최근 기업은행 여신 담당부서엔 “3년 전 은행 권유로 고정금리 대출을 받았는데, 지금 보니까 변동금리가 훨씬 더 싸다. 물어내라”는 항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

 대출자들의 ‘학습효과’도 작용한다. 적어도 최근 수년간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유리할 때가 많았다. 2005년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회사원 강모(39)씨도 “변동금리 덕분에 혜택을 봤다”고 말한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치솟았던 2008년 말 몇 달간 속이 탔지만, 이후 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3%대 초저금리를 1년 넘게 누렸다.

 물론 대출 금리를 확 낮춘다면 고객들이 고정금리로 쏠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이달 중 고정금리 신상품을 출시하려고 준비 중인 우리은행 박화재 주택금융부장은 “다른 은행보다 금리를 낮출 방법이 마땅찮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예금 주기는 평균 7~8개월인데 고정금리 대출은 만기가 최장 30년이어서 위험이 너무 크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민이나 신한은행이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총 한도를 1조~3조원으로 제한한 것도 이런 위험을 고려해서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위험을 줄일 수단이 아직은 없어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은행이 무리해서 잠시 금리를 내릴진 몰라도 썩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무조건 고정금리를 늘리라고 할 게 아니라, 금리 변동이 적은 코픽스 잔액 기준 대출 비중을 높이도록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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