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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판 깨자는 민주당 ‘한·미 FTA 재재협상안’




서경호
경제부문 기자


“미국에 쇠고기 관세 철폐를 10년간 미루자고 하면 어떤 반응이 올까요?”(기자)

 “발칵 뒤집히겠죠.”(통상교섭본부 고위관료)

 민주당이 19일 내놓은 ‘10+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재협상안의 첫 항목인 ‘쇠고기 일정기간 관세철폐 유예’에 대해 통상관료들은 할 말이 무척 많았다. 한 국장은 20일 “쇠고기 관세 철폐를 유예하자는 건 (지난번 재협상처럼) 문제 있는 것을 수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면 재협상을 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한마디로 판을 깨자는 것”이라고 했다. 한우와 수입 쇠고기는 국내 시장에서 4 대 6 정도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한우를 고집하는 소비자의 인식이 잘 바뀌지 않아서다. 미국 쇠고기 관세를 안 내리면 대신 호주 등 다른 수입 쇠고기가 우리 시장을 차지할 뿐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고작 국내 수입쇠고기 시장 판도를 바꾸자고 (민주당 요구처럼) 쇠고기 재협상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10+2’안이 “MB정부에서 균형을 상실한 재협상안의 이익 균형 회복을 위해 재검토가 필요한 FTA 관련 조항을 종합해 정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MB정부의 재협상에서 이익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맞다면 노무현 정부에서 합의한 원래 한·미 FTA는 이익의 균형이 맞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민주당의 재재협상안이 내세운 10가지 항목 중 재협상에서 추가된 자동차 세이프가드 관련 항목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노 정부 때 협상한 FTA를 문제삼는 조항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문제가 이렇게 수두룩했다면 노 정부 때의 원래 한·미 FTA가 이익의 균형이 맞았을 리 없다. 오죽하면 다른 관료는 “누워서 침 뱉기”라는 말까지 했다.

 노무현 정부가 합의한 한·미 FTA가 정말 문제였을까. 통상관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이를테면 민주당은 ‘10+2’에서 중소상인 적합업종 특별법 등의 중소상인 보호장치를 확보하자고 했다. 최근의 상생 분위기를 감안했을 것이다. 한 관료는 “민주당 얘기는 16년 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전으로 돌아가 문 닫고 살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국익을 외면한 총선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경호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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