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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의 전쟁사로 본 투자전략] 남 탓 하기 시작하면 망조가 든다





히틀러(사진)의 광기와 망상에 대한 많은 일화가 있지만 그의 ‘남 탓’은 유별난 데가 있었다. 치욕적인 제1차 세계대전의 패배와 그 뒤 닥친 경제 대공황을 ‘유대인 탓’으로 뒤집어 씌운 그의 선동은 너무 유명한 예다. 전쟁 중에도 히틀러는 끊임없이 남 탓을 했는데 전투에서 이기면 ‘자신의 천재적인 지도력’ 덕이고 전투에서 지면 ‘독일 군부의 무능함과 보신주의’ 탓이라는 식이었다.

 일부 뜻있는 장교가 히틀러 암살을 기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암살 미수 사건 이후 히틀러의 ‘남 탓’은 군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과 의심으로 바뀌었다. 불신과 의심은 자연스레 군부에 대한 음모론으로 이어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독일 군부 전체가 그에게 반역을 꾀한다는 편집증으로 발전했다. 소련군이 코앞까지 몰려와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에도 모든 실패의 원인을 자신을 배신한 독일 군부와 기대를 저버린 독일 국민 탓으로 돌렸다.

 지도자가 도통 책임을 인정할 줄 모르고 권한이 없는 부하만 들볶아대니 전쟁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었다. 장성의 조언을 무시하기 일쑤였고 그로 인한 당연한 실패는 항상 ‘비겁하고 능력 없는 군’ 탓이었다. 잘못된 것은 그의 광기가 아니라 그의 망상이 실현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여긴 것이다.

 이른바 ‘개미투자자’가 각종 증권 관련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면 ‘남 탓’하는 내용이 많다.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 주가를 관리하지 못하는 대주주와 그 종목을 내다 파는 기관, 해당 종목을 매수 추천한 애널리스트를 탓하며 독설을 퍼붓는다. 이렇게 수익률 부진의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다 보면 정상적인 시장의 움직임도 근거 없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 증권 회사의 종목 보고서를 보고 매매를 한 뒤 손실을 본 경험이 있다고 모든 종목 보고서에 의심의 눈길을 던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 여부가 어떻게 됐던 스스로 판단해 실행한 매매의 결과에 대해 남을 탓하는 습관은 장기적인 투자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보면 주식 시장의 추세와 수급에 대해 의심하게 되고 객관적 관점에서 내놓은 전문가의 투자 의견도 불신하기 때문이다. 각종 정보와 조언을 비뚤어진 시각으로 보는데 어떻게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고수는 남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매매습관을 돌아볼 것이다. 손실의 결과를 남 탓으로 돌린다고 손실이 복구될 리는 만무하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엄상담1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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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