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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삼성생명 자사주 매입 약효 ‘톡톡’

체력이 떨어질 때는 원기를 북돋울 보양식이나 영양제가 필요하다. 요즘 증시에서 일부 기업이 비실대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이란 처방을 들고 나왔다. ‘영양 주사’를 맞은 주식은 기력을 다소 회복하는 모습이다.

 일단 약발이 먹힌 곳은 SK텔레콤이다. 주가 방어를 위해 총 2016억원을 투입해 140만 주를 사들이겠다고 공시한 20일 SK텔레콤 주가는 하락 행진을 멈췄다. 이날 SK텔레콤은 전날에 비해 0.35% 오른 14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텔레콤 주가는 그동안 맥을 못 췄다. 정부의 요금 인하 압력에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8일)하면서 주가는 미끄럼을 탔다. 인수 발표 이후에만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자사주 취득 기간은 21일부터 10월 20일까지 3개월이다.

 한국투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한도(49%)가 소진돼 소각은 어렵지만 하이닉스 인수에도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이에 따라 주당 주주이익환원은 1만2293원, 총배당수익률은 8.6%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가(11만원)를 밑도는 주가에 속앓이를 하던 삼성생명도 자사주 매입으로 활력을 찾았다. 자사주 매입을 밝힌 15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20일 9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생명은 18일부터 3개월 동안 300만 주, 총발행주식의 1.5%를 장내매수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의 주가 불만을 다독이는 동시에 신세계(11.07%)와 CJ(3.2%) 등의 지분 매각에 대비한 포석의 성격이 강하다. 신한금융투자 송인찬 연구원은 “최근 삼성생명 주가와 관련한 문제는 오버행(물량부담) 이슈였다”며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CJ그룹의 지분 중 3.2%가 9월 전에 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자사주 매입은 물량 부담을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주가 방어뿐만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기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기도 한다. 실적이나 성장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때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것이다. 최고경영자(CEO)가 나서기도 한다. 동양생명 박중진 부회장은 최근 신주교부 방식 스톡옵션으로 주당 1만3000원에 자사주 2만2000주를 취득했다. 20일 동양생명의 종가는 150원(1.08%) 오른 1만4000원을 기록했다. 시세차익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식을 매입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사주 매입의 경우 회사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이 반영된 조치이긴 하지만 주가 하락을 일정 부분 막아줄 수 있을 뿐 상승을 이끄는 동력이 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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