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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쉬쉬하기 급급한 경남도




황선윤
사회부문 차장


경남이 시끄럽다. 부산 가덕도~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로(길이 8.2㎞)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개통된 이 도로는 국내 최초의 침매터널(3.7㎞)과 거대한 사장교(3.5㎞)를 자랑한다. 부산·경남의 명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도로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민자를 유치해 도로를 공동 건설한 경남도·부산시의 감독 소홀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선 1만원인 현 통행료(소형차 기준)는 2000원이나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자치단체가 통행료와 통행량의 상관관계(탄력민감도) 분석 없이 주먹구구로 통행료를 책정해서다. 공사비도 엉터리였다. 감사원은 침매터널 구간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적게 설치하거나 일부는 아예 설치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공사비 438억원이 부풀려졌다.

 이번 감사는 올해 초 도의원과 시민이 국민감사를 청구해 이뤄졌다. 감사 청구가 없었다면 진실은 묻혔을 것이다. 이용객은 여전히 비싼 통행료를 물고, 부풀려진 공사비는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감사 결과가 알려지자 거제시민이 들고 일어난 것은 물론이다. 시민들은 즉각 통행료를 인하하고 통행료 징수기간 40년을 20년으로 단축하라고 주장했다. 담당 공무원 문책도 요구했다.

 하지만 경남도의 대응은 미지근하다. 경남도는 처음엔 감사 결과를 쉬쉬했다. 기자들이 거세게 요구하자 그제야 담당 과장을 내세워 감사 결과 통보 사실을 인정했다. 이때까지도 김두관 지사는 뒤에 있었다. 별다른 해명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김 지사는 언론의 첫 보도 5일 만인 19일 뒤늦게 한마디 했다. 농·축협장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전문가들로 검증단을 구성해 논란이 되는 부분을 검증하겠다”고 했다.

 이미 늦었다. 도민들은 큰 잘못이 드러났는데도 안일하게 대처하는 경남도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남도의 이런 무사안일 대응은 지난 4월 거가대로 접속도로의 부실공사가 논란이 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에도 담당 과장이 어물쩍 넘어가려다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논란이 커진 뒤 부실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특별자문단을 만들어 현장조사에 나서는 소동을 벌였다.

 김 지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도지사는 자기 완결성을 갖고 있다. 국방·외교·사법만 빼고 스스로 기획하고 집행하고 마무리하는 것이다. 도민에게 무한책임을 느낀다.” 취임 1년 공적을 묻는 질문에는 이렇게 자랑했다. “도민에 대한 공개행정, 도민과 함께하는 협업도정을 한 게 아닐까 싶다.”

 계속 제기된 거가대로 통행료, 사업비 과다책정 같은 의혹에 대한 경남도의 대응을 보면 이런 김 지사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그의 생각이 공무원 조직에 먹혀들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김 지사의 지지 세력인 민주당 경남도당마저 취임 1년을 맞아 “공무원 조직 장악에 다소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도민과 함께하는 협업도정은 무게를 잡고 말 한두 마디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황선윤 사회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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