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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읽으면 소용 없죠, 30분 읽더라도 생각하고 메모하고 …

수능이 쉬워지면서 논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수능 점수는 변별력이 없어 논술이 대학 입시의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가 선행되지 않으면 좋은 논술을 쓰기 힘들다. “책 좀 읽어둘 걸” 하는 후회에 갑자기 책을 읽는다고 글이 금세 ‘술술’ 써질 리도 없다. 입시를 코앞에 두고 아쉬워하지 않으려면 여유가 있는 방학에 책을 좀 더 가까이 해보자.

설승은 기자







평소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만 가득한 독서 초보에게 연세대 국문과 정과리 교수는 특정 분야의 책에 치중하지 않고 다양하게 읽는 ‘난독(亂讀)’을 권했다.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는지 자신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책을 섭렵하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을 수 있다.

이때는 주제별로 단락이 짧게 나뉘어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골라야 한다. 대학들이 100권 넘게 추천하는 ‘청소년을 위한 권장도서’는 대부분 내용이 어렵고 분량도 많다. 긴 책을 읽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읽는 기쁨’을 맛보기 전에 지쳐버릴 수 있다.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독서와 글쓰기를 연결 짓는 방법으로 ‘메모하기’를 권했다. 정 교수는 “하루에 30분 만 책을 읽었더라도 꼭 생각을 정리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했다. 책을 ‘그냥’ 읽기만 하면 아무리 감명 깊고 좋았던 내용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잊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책을 읽다가 드는 생각을 단 몇 줄이라도 써보라”며 “독서의 흔적을 꾸준히 남기면 이것이 쌓여 내공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익숙해지려면 책 내용과 지은이의 생각, 자신의 생각을 정연하게 요약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메모하며 생각을 정돈하는 습관을 기르면 논리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읽다가 의미 있게 다가오는 구절을 몇 줄 베껴 써보면 문장력 연습도 된다. 독서 흔적이 모이면 좋은 글감 노트가 될 뿐만 아니라 남들과 다른 독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논술은 지문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독해력과 함께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강정인 교수는 “자신만의 논리를 잘 펼치려면 책을 읽고 주제를 요약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한다”며 “인상 깊었던 점을 비롯해 의문점이나 부족한 점, 아쉬운 점에 대해 친구들과 꼭 토론하라“고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주제를 내 문제로 접목시켜 생각해보고, 나아가서 사회의 문제로 확장시킨 뒤 토론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사고력이 몰라보게 깊어진다. 강 교수는 "책의 기본주장을 정확히 요약할 수 있고 그 주장을 현실에 적용시켰을 때 어떤 문제가 나올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다면 어떤 논술 지문에도 논리적인 답안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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