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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들인 지하 자전거보관함 하루 이용객 50여 명





[내 세금낭비 스톱!] 도시철도공사, 10개 역에 200개 설치 … 탁상행정 논란



서울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안에 설치된 밀폐형 자전거 보관함. 서울시내 전철역 10곳에 보관함 200개를 설치하는 데 30억원이 들었지만 이용도는 극히 낮다. [서동일 인턴기자]





서울 신길동에 있는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지난 15일 오전 이 역의 6개 출구 앞에는 자전거 50여 대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자전거를 에스컬레이터 지붕 밑이나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주변 등에 마구잡이로 묶어놓은 것이다. 심지어 도로 옆 펜스에 자전거들을 묶어놓은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반면 역사 안에 설치된 자전거 보관함은 이용객이 드물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었다. 박스 형태로 만들어진 20개들이 자전거 보관함은 한 출구에서 옆 출구까지 이어질 정도로 큰 면적을 차지했지만 15일 하루 사용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도시철도공사는 2009~2010년 총 30억여원을 들여 신풍역을 비롯한 서울시내 지하철 역사 10곳에 밀폐형 자전거 보관함 20개씩을 설치했다. 거치대와 달리 물품 보관함처럼 자전거를 보관함 안에 넣고 문을 잠그는 형태다. 보관함 200개를 설치하는 데 30억여원이 들었으니 대당 보관 비용이 1500만원 정도인 셈이다.



 하지만 1호선 석계역과 2호선 종합운동장역은 하루 평균 5개, 4·6호선 삼각지역은 6개, 7호선 먹골역은 12개만 사용 중이었다. 15개가 사용 중으로 활용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6호선 화랑대역이나 봉화산역도 방치된 자전거가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각 역의 보관함 20개 중 하루 평균 5개 정도가 사용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신풍역 외부에는 100여 대의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거치대가 있다. 하지만 버려진 자전거가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추가로 세울 곳이 마땅치 않다. 게다가 비가림막 아래에는 7대밖에 댈 수가 없다. 시민 양만섭(65)씨는 “버려진 자전거도 많고 비 오는 날엔 아주 난장판이라 역 앞을 지나다니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자전거 이용자들은 역사 내 자전거 보관함은 세금낭비라며 외부 주차공간을 정비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신풍역에서 만난 윤언섭(51)씨는 “자전거를 역 안까지 끌고 내려갔다가 가지고 올라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며 “특히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역 주변에 사용 가능한 거치대를 늘리고 비가림막을 확충하는 한편, CCTV를 설치해 보안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밀폐형 자전거 보관함에 보안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신풍역 보관함을 이용했다는 정한일(26)씨는 “보관함에 자전거를 넣으려고 문을 열었더니 누군가의 값비싼 새 자전거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도난 방지를 위해 밀폐형 보관함을 찾았는데 문이 허술하게 열린다면 보안이 되겠느냐는 얘기다. 정씨는 “밀폐형 보관함이 생긴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이러니 사용하기가 겁이 나더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 윤준일(35)씨는 “자전거도로와 이용시설이 잘 정비돼 있는 외국 사례를 기반시설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무작정 따라 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역내 자전거 보관함은 자전거 활성화 조치의 일환으로 시범적으로 설치한 것”이라며 “고가의 자전거를 보유한 시민들 사이에 상당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 설치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많은 것 같아 앞으로 여론을 주시하고 홍보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서동일 인턴기자(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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