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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당을 나온 암탉’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전개는 국악 장단으로 따지면 ‘휘모리’다. 쉴새 없이 몰아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몇 분에 한 번씩 사건이 벌어지고 국면이 휙휙 바뀐다. 애들 보는 애니메이션이라고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 잎싹(목소리 연기 문소리)이 숲에서 청둥오리 나그네(최민식)를 만난다. 나그네는 날짐승들의 최대 적 족제비와 싸우다 목숨을 잃는다. 잎싹은 우연히 오리알을 품게 되고, 아들 초록(유승호)을 얻게 된다. 성장한 초록은 엄마 잎싹이 오리가 아니라는 데서 갈등을 느낀다. 이 모든 내용이 90여 분 안에 고도로 농축됐다.

 ‘암탉’의 그림은 스크랩북에 간직하고 싶을 만큼 곱고 아름답다. 경남 창녕 우포늪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잎싹·초록·달수·나그네 등 주요 캐릭터는 목소리 연기를 한 문소리·유승호·박철민·최민식의 사진자료를 보고 애니메이션 작업이 이뤄졌다. 표정과 입모양 등에서 배우들의 체취가 묻어나는 이유다.

 그 중에서도 첫 손에 꼽을 건 숲속 공인중개사 수달 달수(박철민)다. 배우 박철민은 “누가 나의 지식을 쪼까(조금) 훔쳐갔으면 좋겠네”등 전라도 사투리와 애드리브(즉흥연기)를 능란하게 풀어놓는다. 원작엔 없지만, 주연을 위협하는 조연이다.

 ‘암탉’은 황선미 작가의 100만부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가족 애니메이션으로선 드물게 판타지가 아닌 사실주의 계열로 분류될 작품이다. 원작의 깊이 있는 주제의식이 스크린에 그대로 녹아 들었다.

 “난 왜 한번도 날아야겠단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서로 달라도 사랑할 수 있는 거야” 등 자유의지와 모성애,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이야기하는 이 작품을 보고 가슴 한 구석이 찌르르 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전체 관람가.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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