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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왕 허명회, 직원 사모님 12년째 모신다




허명회 KD운송그룹 회장(서 있는 사람)이 15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승무사원 부인 초청행사에서 초청가수 콘서트를 즐기고 있다. 이날 잔치엔 1100여 명이 참석했고 비용은 약 1억5000만원에 달했다. [김상선 기자]


15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비스타홀. 오전 9시부터 1100여 명의 ‘사모님’으로 북적였다. 우리은행 박승안 강남센터 PB(프라이빗 뱅킹) 팀장의 두 시간에 걸친 재테크 강의가 끝나자 이들은 워커힐시어터로 이동했다. 초청 가수는 박강성. 그가 히트곡 ‘내일을 기다려’를 부르자 극장 안은 환호로 가득 찼다. 올해로 12년째를 맞는 이 행사는 허명회(80) KD운송그룹 회장이 직원 부인들을 위해 만들었다. 그는 “낮엔 내가 직원을 관리하지만, 밤엔 부인들이 직원을 ‘관리’한다”며 “일 년에 하루는 ‘부인의 날’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행사는 직원 부인 5500여 명을 다 모을 수 없어서 다섯 차례로 나눠 치른다. 행사비는 한 번에 1억5000만원씩 모두 7억5000만원.

 부인 위로 잔치는 승객을 안전하게 태우려면 직원 가정부터 편안해야 한다는 허 회장의 소신에서 나왔다. 사표를 낸 직원도 부인과 함께 찾아와 다시 받아달라고 간청하면 들어줄 정도다. 허 회장의 말은 가정 사랑을 잘 나타내준다.

 “가정 있고 회사 있지, 회사 있고 가정 있나요. 우리 회사가 큰 건 다 내조 덕분입니다.”

 이 회사에서 18년째 근무하고 있는 승무사원(허 회장은 운전기사를 이렇게 부른다) 김선영(54)씨는 “회사에서 직원을 부속품처럼 대하는 요즘 세상에 우리 회사 같은 곳이 또 어디 있겠느냐”며 “가정까지 챙겨줘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KD운송그룹은 경기고속·대원고속 등 15개 계열사, 9300명의 직원을 거느린 버스 회사다. 운행 버스만 5100여 대. 그래서 한국의 ‘버스왕’으로 불리는 허 회장은 “국내에서 운행하는 버스(4만2000여 대) 열 대 중 한 대는 KD 버스”라며 “매일 20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회사 직원은 100% 정규직이다. ‘승무사원’ 8000명 외에 조리사·정비원·미화원까지도 정규직이다. 허 회장은 “같이 일하면서 누구는 정규직이고, 누구는 비정규직이면 노사 갈등이 생긴다”며 “인건비가 매출 비중의 절반쯤 되지만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승무사원 평균 연봉은 3300만원. 업계 상위권이다. 각종 포상금으로만 28억원을 줬다. 정년은 60세지만 건강에 문제만 없다면 촉탁 직원으로 더 일할 수 있다. 매달 직원들을 위해 2500만원어치 소갈비 생일 파티를 해 준다. 이렇다 보니 노사 갈등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허 회장은 “7년째 노조에 임금협상을 백지 위임했다”며 “올해도 임금을 4% 올렸다”고 말했다. 2008년 고유가로 회사가 어려웠을 땐 노조가 자진해 ‘인상률 0%’를 써냈다.

 직원의 자부심도 챙긴다. 허 회장이 5년 동안 디자이너 앙드레 김에게 매달려 승무사원의 제복 디자인을 맡긴 일화는 유명하다.

 “기왕이면 직원들에게 최고의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입혀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앙드레 김 선생이 ‘작업복 디자인은 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더라고요. 자존심이 상했지만 작업실에 들러 수차례 설득했죠. 우리 회사 제복은 그렇게 만든 겁니다.”

 15일 워커힐 행사에서 허 회장은 “집안에 견디기 힘든 일이 있으면 나에게 털어놓으라”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직원 부인들에게 공개했다. 매년 하루에도 5~6통씩 전화를 받는다. 울먹이며 전화를 걸어와 “집안 사정이 어려우니 제발 도와달라”고 한 부인에게는 수천만원을 가불해 주기도 했다. 6년째 행사에 참석한 김미영(44)씨는 “우리가 언제 이런 호텔에 와서 대접을 받아 보겠느냐”며 “남편 회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부인의 생일 때는 집으로 케이크와 샴페인, ‘오늘은 당신이 가장 소중합니다’란 내용이 담긴 생일카드를 배달해 준다. 지난해부터는 순직 직원 자녀를 위한 학자금 제도를 신설했다. 버스왕은 직원에게도 왕이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30세 때 버스회사 임시직 … 10년 돈 모아 창업

‘버스왕’ 허명회 회장은
50년간 부모상·눈수술 13일만 쉬어






허명회(사진) KD운송그룹 회장은 1931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30세 때 경기여객 임시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청소부터 배차·급유·발권 업무까지 허드렛일을 하며 버스사업에 관한 모든 것을 배웠다. 당시 ‘허 배차’라는 별명을 얻었다. 남들보다 4시간 일찍 출근하고 4시간 늦게 퇴근했다. 잠을 5시간 이상 잔 적이 없다. 10년간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산 버스 30대로 대원여객을 창업했고, 이후 무려 37개 회사를 인수했다. 그의 첫 번째 성공비결은 지독한 성실함이다. 50년 동안 단 13일만 쉬었다. 부모님상을 당했을 때 닷새씩 열흘을 쉬었고, 백내장 수술을 하느라 3일간 병원에 입원했다. 백내장 수술 이후 짙은 안경을 쓰고 다닌다. 검소함도 빼놓을 수 없다. 40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자가용을 딱 두 번 바꿨다. 회장 집무실엔 책상이 없다. 실무부서를 다니면서 결재하기 때문이다. 대신 소파 16개가 놓여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노조위원장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다.

김기환 기자

KD운송그룹은

- 설립 : 1971년 - 계열사 : 경기고속·대원고속 등 15개

- 버스 : 5100여 대(시내·시외·공항버스 등)

- 보유 노선 : 710개(시내 272개, 시외 438개)

- 하루 이용 승객 : 200만 명

- 직원 : 9300명 - 매출 : 7600억원(2010년 기준)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허명회
(許明會)
[現] 경기고속 대표이사사장
[現] 대원고속 대표이사사장
[現] 대원운수 대표이사사장
193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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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