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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와인 재테크 시대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일 전격 발효되면서 국내 와인 소비 패턴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FTA의 힘은 강력하다. 2004년 칠레와의 FTA가 시행되자 전체 발효 전 와인 생산국 중 5위권(국내 수입액 기준)에 머물던 칠레산 와인은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금도 칠레산은 전체 와인의 18~21%(수입금액 기준)를 오르내린다.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EU산 와인의 영향력은 한국·칠레 FTA 발효 때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전엔 와인에 붙는 관세(15%)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춰지는 것이었던 데 반해 이번엔 한꺼번에 관세가 없어졌다.

 소비자가 기준으로도 단번에 12~13%가량 낮출 수 있다. 또 칠레 와인이 2000년대 한국 소비자들의 와인 입문을 도왔다면 한층 저렴해진 프랑스 와인은 그간 비싼 와인으로 여겨져 온 유럽 와인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을 것이다.

 둘째로 주목할 점은 국내 와인 시장 규모가 칠레와의 FTA가 발효될 당시보다 최소 2.5배 이상 커졌다는 점이다. 볼륨이 커진 만큼 와인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 와인 시장이 단순히 와인 라벨을 보고 구입하는 과시형 소비자에 의해 좌우되던 시절이었다면, 현재는 실속형 소비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유럽 와인이 대거 국내 시장에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스의 보르도·부르고뉴, 이탈리아의 피에몬테·토스카나 지방 말고도 덜 알려졌던 지역의 와인들로 관심이 다변화할 것이다. 벌써부터 시장에선 스페인·독일·오스트리아산 와인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여기에 동유럽권 와인들도 새로이 조명을 받게 될 것이다. 더불어 소비자들의 기호도 좀 더 다양화될 전망이다.

 레드 와인만 해도 카베르네 소비뇽·메를로·카베르네 프랑처럼 익숙한 포도 품종 말고도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주로 자라는 산지오베제·네비올로·템프라뇨 같은 토착 포도 품종이 더해지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다.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국내 와인 수입액에서 레드 와인의 비중이 2007년 78%에서 지난해 70%대로 낮아진 상태다. 반면, 젊은층이 와인 소비에 가세하면서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비중은 약 30%대로 커졌다.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와인을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풍조도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유럽처럼 고급 장기 숙성 와인을 활용한 와인 재테크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다.

 사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전 세계의 금융·실물 상품의 가격은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금융위기 이전의 가격을 회복한 것은 유명 고가 와인들이었다. 와인 선물시장인 ‘보르도 엉프리뫼르’에서 2009년산 명품 와인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오히려 그 이전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형성돼 와인 애호가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일도 있다.

 이들 와인이 다른 상품보다 빠르게 가격을 회복한 이면에는 기존 유럽과 미국 시장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브라질 같은 신흥 시장이 급성장한 영향도 있다. 특히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와인 수입량을 대거 늘리며 고급 명품 와인의 가격을 좌우할 만한 존재가 됐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EU FTA 체결은 한국과 미국의 FTA 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세계 최대 와인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미국과의 FTA까지 발효된다면 국내 와인 시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성장세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영향은 비단 와인 시장을 넘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미치게 될 것이다.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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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