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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암 고치러 브라질 대신 쿠바 간 까닭은




16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과 그의 딸 로사 버지니아(오른쪽)가 마중 나온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왼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장암 투병 중인 차베스 대통령은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쿠바를 다시 찾았다. [아바나 AP=연합뉴스]


대장암 투병 중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6일 항암 치료를 위해 다시 쿠바에 갈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차베스는 지난달 쿠바에서 수술을 받고 베네수엘라로 돌아왔다. 통신은 “차베스가 쿠바에서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될 가능성이 큰 암으로 5년 생존율(국내 기준)이 60%를 웃돈다.

차베스의 암 발병이 알려지자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외교부를 통해 암 치료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브라질은 자국 최고 병원인 시리오 리바네스 병원에서 차베스가 치료를 받는 방안을 제의했다. 이 병원은 지난해 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은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이 치료를 받은 곳이다. 하지만 차베스가 이를 거부하고 쿠바행을 택했다. 그 배경에 대해 뉴욕 타임스(NYT)는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장은 차베스가 온전히 믿고 신뢰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정치적 동맹인 만큼 건강 관련 기밀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고, 무엇보다 쿠바 의료진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YT도 인정한 쿠바의 의료기술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쿠바는 공산당 장기 집권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약 2만 달러)의 30% 수준인 5984달러(2009년 기준)에 불과할 만큼 경제가 피폐하지만 의료 부문에서는 숨은 강국이다. 2002년 개봉한 영화 ‘007 어나더데이’는 북한군 장교 역할을 맡은 릭윤이 쿠바에서 ‘DNA 조작 성형술’을 받고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그렸다. 가상이지만 쿠바의 높은 의료 수준을 바라보는 서구의 시선이 반영됐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나타난 쿠바의 의료·보건 수준은 한국이나 미국에 별로 뒤지지 않는다. 기대수명과 영아 사망률, 백신 접종률 등 각종 보건 지표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쿠바가 보유 중인 생명공학 분야 특허는 500개가 넘는다. 라틴아메리카 최대 의약품 수출국(연간 5000만 달러)이기도 하다. 2003년 합성형 뇌수막염(Hib)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백신 개발 기술도 상당하다.

 쿠바는 세계적인 의사 수출국이다. 정부는 저소득층 청소년 가운데 학생을 선발해 국립 의과대학에서 무상으로 교육시킨다. 이렇게 기른 의사들은 세계의 재해 현장에서 적극적인 의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 대륙에만 2000명 이상의 쿠바 의사들이 내전의 전쟁터나 난민촌, 또는 의료혜택이 부족한 오지에서 활동 중이다.

 의료관광도 활성화돼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06년 이미 2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5년간 매년 20% 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가가 싸서 의료관광 수익은 연 4000만 달러(약 420억원) 수준이다. 미국과 비교해 60~80%밖에 되지 않는 비용으로 암·백내장 수술 등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쿠바 의료에 대한 비판도 있다. WSJ는 “환자·의사의 진료 선택권이 없고, 의약품이 항상 모자라 제때 진료가 이뤄지지 않으며, 시설과 기기가 낙후돼 있다”고 지적했다.

 쿠바가 자랑하는 국제의료 봉사단의 인권 문제도 거론된다. 무상 의료 제도 탓에 쿠바에서 의사는 저소득 직종으로 꼽힌다. 평균 임금이 월 25달러(약 2만6000원) 정도다. 처우에 불만을 품은 의사들이 미국·유럽으로 망명하는 사건이 줄을 잇자 쿠바 정부는 의사를 해외에 파견할 때 가족들이 따라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이에스더·민경원 기자, 이태규 인턴기자(한국외대 영문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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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