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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핑퐁 특강




정영진
경기남부 취재팀장


1971년 3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중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대회가 끝날 무렵 중국은 이 대회에 참가한 미국 선수단 15명을 베이징으로 공식 초청했다. 석 달 뒤 미국의 헨리 키신저 대통령 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이 베이징을 극비리에 방문했다. 다음해 2월 닉슨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실현됐다. 79년 두 나라는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한다.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핑퐁외교’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후보군에 들어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다음 달 ‘핑퐁 특강’을 한다. 3일과 10일 경기도청과 서울시청을 교차 방문해 공무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기로 했다. 2006년 민선 4기 광역단체장으로 취임한 지 5년 만이다.

 두 지자체장의 교차 방문에 관심이 쏠리는 건 서울과 경기도는 사실상 한 생활권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서울을 빼곤 생각할 수 없다. 많은 경기도민이 서울로 출퇴근한다. 서울시민도 경기도 없이 생활할 수 없다. 팔당 물을 먹고, 쓰레기나 화장장 문제 등을 경기도가 떠안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번 ‘핑퐁 특강’은 주민들의 바람을 저버릴 가능성이 있다. 지자체의 상생발전보다 두 사람의 정치적 생존에 초점이 맞춰진 듯해서다. 현재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정치생명을 걸고 있다. 승리하느냐, 패배하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적 입지는 확연히 갈린다. 그러나 당내에서조차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절실하다.

 김 지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는 올해 3월부터 포항·부산·경북·인천 등을 돌아다니며 특강을 이어가고 있다.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대선 후보 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보인다. 서울시청 특강도 그 연장선상의 하나로 해석된다.

 두 사람이 대권으로 나아가는 시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올 하반기를 점치는 이들도 있고 총선을 앞둔 내년 3∼4월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예 시장·도지사 직을 유지하고 내년 7월 경선에 참여한다는 소리도 있다.

 권력 교체기로 접어들면서 두 사람이 대권을 노리는 것은 이해된다. 그런데 이게 요란하다 보니 시정이나 도정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걱정이 된다는 소리가 나온다. 새로 임기를 시작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무원들도 온통 시장과 도지사의 대권 행보에만 귀를 바짝 대고 있다.

  수도권 주민들은 두 사람에게 대선 후보보다 지자체장으로서 능력을 한껏 발휘하기를 바라고 있다. 백지화 위기에 몰린 뉴타운 사업과 광역버스 노선 분쟁, 지지부진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1년 전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하는 취임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한다. 광고문구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를 곱씹어 볼 때다. 열심히 일하지 않고 떠난다면 환영받을 리 없지 않은가.

정영진 경기남부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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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