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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둘러싸다/둘러쌓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둘러쌓고 지금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란 문장에서 ‘둘러쌓고’는 문맥에 맞는 표현일까. 이 경우는 ‘둘러싸고’가 옳다. ‘둘러싸다’와 ‘둘러쌓다’의 의미를 혼동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데 이때는 이 단어들에 내포돼 있는 ‘싸다’와 ‘쌓다’의 뜻을 생각해 보자.

 ‘싸다’는 “집을 싸고 둘러선 나무 울타리”에서처럼 ‘어떤 물체의 주위를 둘러 가리거나 막다’란 뜻이다. 반면 ‘쌓다’는 ‘여러 개의 물건을 겹겹이 포개어 얹어 놓다’란 뜻이다. 이 차이를 염두에 두고 문맥을 생각하면 판별이 가능하다.

 “대종상은 해마다 수상작을 둘러쌓고 잡음이 일었다” “우리나라는 바다가 삼면을 둘러쌓고 있다”. 이 예문들의 경우는 모두 ‘둘러싸고’가 바른 표현이다. 어떤 것을 관심의 중심으로 삼는다는 뜻이거나 주위를 에워싼다는 의미이지 물건을 포개어 놓는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돌을 원형으로 둘러쌓아 만든 화덕이 발견됐다” “밭에서 나온 현무암을 둘러쌓아 이웃 밭과 경계를 지었다”. 이 두 예문에서는 돌을 겹겹이 포개 화덕을 만들고 돌담을 조성한 것이므로 ‘쌓다’의 의미가 살아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둘러쌓다’를 제대로 쓴 경우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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