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5억 이상 리조트 사면 영주권 주는 제도 도입 외국 ‘큰손’ 관심 집중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시행 중인 제주도에 외국인 ‘큰손’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은 10월 준공 예정인 콘도형 리조트 라온프라이빗타운의 견본주택(모델하우스)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자설명회 모습.
#지난 5일 오전 제주시 이호동 이호해수욕장. 해마다 여름이면 제주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으로 제주 시민들에게 인기를 끄는 곳이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서쪽으로 5.5㎞, 제주시 중심가에서 7㎞ 정도 떨어진 입지조건 덕분이다. 봄에는 방파제 안쪽 들판에 가득히 피어난 노란 유채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이기도 하다.

중국 등 동남아 투자자 몰리는 제주도 부동산 시장

제주도청에 따르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번마(奔馬)그룹은 이호해수욕장 주변에 3억 달러(약 3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제주분마이호랜드라는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25만5713㎡(약 7만7000평)의 사업부지에는 7성급 호텔과 콘도·요트장·쇼핑센터·레스토랑 등이 단계적으로 들어서게 된다. 번마그룹은 2009년 9월 제주도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제주에 합작법인을 세웠다.

장셴윈(蔣賢云·장현운) 번마그룹 회장은 지난 5월 말 제주도 국제고문단 회의에 참석해 “제주는 중국과 가깝고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라며 “중국 하이난(海南)섬이 제주를 쫓아오려면 5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에 중국 관광객의 특성을 감안한 대규모 쇼핑몰이나 아웃렛, 세계적인 병원 등이 위치한다면 문화·상업·자연의 황금 삼각지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있는 콘도형 리조트 라온프라이빗타운 건설 현장. 골조 공사를 마친 건물 사이로 각종 자재를 실은 공사 차량과 작업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시행사인 라온레저개발의 좌승훈 홍보팀장은 “75만4324㎡(약 23만 평)의 사업부지에 일반 콘도와 달리 계약자가 ‘내 집’처럼 살 수 있는 리조트 934가구를 분양 중”이라며 “오는 10월 준공되면 제주도에서 단일 리조트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내부 마감 공사가 한창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고층인 7층까지 올라가자 북서쪽으로 쪽빛 바다와 함께 비양도가 보였다. 단지 안은 공사 중이라 어수선하긴 했지만 야자수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좌 팀장은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 계약건수는 181건, 금액으로는 973억원에 달한다”며 “조만간 외국인 투자유치 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계약자는 중국인이 가장 많지만 일본·미국·캄보디아·노르웨이 등에서 찾아온 고객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보유 토지 여의도 4배 면적
제주도 부동산 시장에 외국인 ‘큰손’들이 몰려오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제주도에서 외국인이 갖고 있는 땅은 모두 1278건, 면적으로는 1190만6000㎡에 달했다. 서울 여의도 면적(295만㎡)의 네 배가 넘는다. 제주도 전체 면적에서 외국인이 갖고 있는 땅의 비율은 0.64%였다. 전국 9개 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대규모 공장이 별로 없는 제주도의 특성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은 주로 주거·레저·상업용으로 땅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돈 많은 외국인에게 제주도는 ‘이민의 천국’이다. 지난해 2월 도입한 ‘부동산 투자이민제’ 덕분이다. 외국인이 제주도에서 분양가 5억원 이상의 콘도·리조트·펜션·별장 등을 사면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일반적인 투자이민은 일정 기간 사업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부동산 투자이민은 5년간 부동산을 갖고 있기만 하면 된다. 외국인이 계약금 1억원 이상을 내면 그때부터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한 방문비자를 받을 수 있고, 부동산 소유권 등기를 마치면 영주권을 받기 전이라도 국내에서 취업 활동이 가능하다. 영주권을 받은 뒤에는 투자한 부동산을 팔고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갈 수도 있다.

김상영 제주도 투자유치담당관은 “부동산 투자이민제는 중국 등 동남아 자본의 투자를 제주도에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사람들이 한국 영주권을 매우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전한 지역에 살기를 원하는 일본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제주도 땅을 사는 외국인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외국인의 제주도 토지 매입(신고 기준)은 95건이었다. 올 들어 단 석 달 만에 지난해 연간 토지 매입(26건)의 세 배 이상으로 많아진 것이다. 지난 1분기의 건당 평균 매입 면적은 990㎡(약 300평)였다.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금액(5억원 이상)에 맞춰 비교적 작은 땅을 많이 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좌 팀장은 “비행기를 타면 제주~상하이와 제주~김포 노선은 거리상 별 차이가 없다”며 “더구나 제주도는 무비자 지역이어서 중국 고객들의 방문과 구매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상담 후 마음에 들면 그 자리에서 지갑을 열고 해외 사용이 가능한 은행카드로 억대의 계약금을 결제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담당관은 “제주도 콘도는 모르는 사람들이 번갈아 사용하지 않고 사실상 개인 주택으로 쓸 수 있다”며 “이런 점도 외국인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과거 1실 5인 이상이었던 휴양콘도 분양 기준을 지난해 1월 외국인은 1실 1인, 한국인은 1실 2인 이상으로 완화했다.

좌 팀장은 “한국인도 부부가 함께 콘도를 사면 1실 2인 기준을 충족한다”며 “건물과 토지에 대한 소유권 등기도 가능해 일반 분양주택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번마그룹의 이호랜드처럼 외국 기업이 주도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KOTRA의 외자유치 전담조직인 인베스트 코리아(IK)와 제주도청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버자야그룹은 서귀포시 중문 지역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버자야제주리조트(사업부지 74만㎡)라는 종합 휴양단지를 개발 중이다. 중국 칭다오(靑島)의 바이퉁(百通)그룹은 지난 5월 말 베이징에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 휴양단지 개발사업의 투자신고식(7000만 달러 규모)을 개최했다. 또 ▶싱가포르 투자자들이 만든 한국폴로컨트리클럽은 제주시 구좌읍에서 승마리조트와 폴로경기장 건설을 추진 중이고 ▶중국 광둥(廣東)성의 톈하이(天海)그룹은 지난해 6월 서귀포시 남원읍에 신혼테마파크(43만㎡)를 조성하는 내용(투자 예상액 1억 달러)의 MOU를 제주도와 맺었다.

백진종 IK 전문위원은 “한국 영주권을 원하는 외국인을 겨냥해 제주도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지난달 제주시에서 개최한 부동산 투자 지원제도 설명회엔 외국 기업 20여 곳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아파트 비율 24%로 전국 최저
제주도에서 외국인 투자이민 대상이 아닌 일반 아파트도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주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에 비해 3.7% 올랐다. 전국 평균(6.1%)보다는 낮지만 서울(0.4%)이나 수도권 평균(0.8%)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다. 단독주택을 포함한 제주시 집값은 올 상반기 2.6% 올랐다. 국토부가 집계한 올 상반기 제주도 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18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했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제주도의 아파트 거주비율(24%)은 전국 16개 시·도 중 최저”라며 “단독주택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보급률도 제주도(97.4%)는 전국 평균(101.9%)보다 크게 낮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주택 공급이 대체로 부족한 것이 최근 집값 상승의 주원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과거 10년간 제주도는 특별한 호재가 없이 침체된 분위기였으나 지난해 투자이민제 도입 이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며 “앞으로 해외 유명 대학 분교 설립, 영리병원 허용 등이 가시화된다면 상주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 급등을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입지 조건이 좋은 곳을 골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