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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시 무상급식, 유권자에게 맡겨라

내일이나 모레쯤 날짜를 잡으려는데 여전히 “하자”와 “하지 말자”가 격렬히 대립하고 있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얘기다. 시는 이번 주 중 투표일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다음 달 25일(목요일)이 1순위 후보라고 한다. 10·27 재·보선 2개월 전부터는 투표를 못하게 돼 있고, 여름철 휴가기간도 피하기 위해서란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투표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주민투표를 원하는 청구자 서명부가 요건에 맞지 않게 만들어졌다는 거다. 하지만 같은 날 민·관 위원으로 구성된 주민투표청구심의회는 “문제없다”고 결론 냈다.

민주당은 그동안 야 4당과 함께 주민투표 무효화 투쟁을 벌여왔다. 이번엔 절차 문제를 끄집어냈지만 그때는 선거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입장이 모호하던 한나라당 사정은 지난 주말을 계기로 복잡해졌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엊그제 처음으로 주민투표에 대한 당 차원의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한 당 최고위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민주당의 주장에 동조해 무상급식 자체를 찬성하는 최고위원까지 있다. 당내 계파별로 의견과 이해관계가 다 다르다.

우리는 정치적 갈등이 대의 민주주의의 거름장치를 통해 해소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야당과 일부 좌파성향 시민단체가 주장해 온 ‘직접 민주주의’ 혹은 길거리 민주주의라는 게 결국은 ‘민중’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옥죄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광우병 촛불시위가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따라서 다음 세대의 교육과 복지가 함께 걸린 급식 문제를 서울시 의회와 국회가 대의민주주의의 틀 속에서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 무상급식 선거에 200억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처럼 양쪽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여론조차 완전히 갈려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사안이라면 국민에게 직접 선택을 묻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200억원은 아깝지만 여야가 갈등하고, 국론이 분열하면서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투표 결과는 앞으로 여야에 나침반이 될 수도 있다.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많지만 만일 서울시민들이 그걸 감당하겠다며 무상급식을 선택한다면 한나라당으로서도 거부할 도리가 없다. 그 반대라면 복지 포퓰리즘 이벤트를 집어치우라는 비판 앞에서 야당도 겸허해져야 할 것이다. 여당과 야당만 나무랄 게 아니다. 법적인 절차에 따라 기왕 투표할 거면 최대한 많은 유권자가 투표를 해 더 이상 논란이 계속되지 않게 매듭을 지어주어야 한다. ‘이게 국민 생각이다. 그러니 아전인수(我田引水)는 그만하라’. 유권자인 우리가 그걸 투표로 보여줘야 한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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