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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 선진국만 보는 건 섭섭 한국대사가 돼 다시 오는 게 꿈이죠”

성균관대 석사과정 졸업예정인 이리나 신, 아이다로바 아이게름, 장주엔메이. 한국은 그들에게 또 다른 조국이다. 변선구 기자
“드라마 ‘주몽’으로 한국말을 더 잘 배우게 됐어요.”
카자흐스탄 출신의 아이다로바 아이게름(23). 그는 한국에 폭 빠진 아가씨다. 드라마 ‘주몽’이 카자흐스탄 국영방송에서 방영됐을 때 한국어 번역까지 맡았을 만큼 한국어가 유창하다. 2008년 12월~2009년 4월 방송된 주몽은 시청률이 80%가 넘을 만큼 대단했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송일국씨는 아이게름에게 ‘사랑’이라는 뜻의 ‘다솜’이라는 순 한글 이름을 지어줬다.

한글 백일장 출신 유학생들이 말하는 한국·한국인


그녀는 2008년 12월 성균관대가 카자흐스탄의 알마타에서 주최한 ‘제1회 중앙아시아 성균 한글 백일장’에서 1등을 했다. 그리고 성균관대의 전액 장학금 지원으로 2009년 ‘꿈에도 그리던’ 한국에 왔다. 성균 한글 백일장은 2007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 개최된 뒤 상하이, 몽골 울란바토르,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에서 매년 열렸다. 중앙일보가 후원했다. 거의 모든 대회 수상자들이 성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왔다. 1회 베이징 대회 입상자인 뤄위안(羅媛)은 성균관대를 나온 뒤 현재 삼성전자에서 근무 중이다.

중앙SUNDAY는 한글 백일장에 입상한 뒤 2년간의 유학을 마친 아이게름과 이리나 신(24·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장주엔메이(25·張娟美, 중국 저장성 출신)로부터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한국행 티켓은 내 인생을 바꾼 기회”라고 했다. 이들의 한국어는 진짜 유창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학 소감은.
▶아이게름=“2007년 중앙대 문예창작과에서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경험했었다. 그런데 2009년 다시 와보니 훨씬 더 개방적으로 변한 것 같다. 카자흐스탄에서 외국 유학을 가는 건 돈 부담이 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성균관대에서 등록금을 면제해 줬다. 기타 비용은 대통령 장학금인 ‘보라샥’으로 해결했다. 성균관대 사범대와 한국행 비행기 티켓까지 사주시며 늘 챙겨주신 삼성서울병원의 이용탁 교수님께 특히 감사 드린다.”
(아이게름은 카자흐스탄 ‘국제관계 및 세계언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그는 “한국으로 치면 한국외국어대와 비슷하다”고 했다.)

- 왜 한국이었나.
▶장주엔메이=나는 상하이 푸단대 한국어과를 졸업했다. 솔직히 처음에 한국어과가 1지망은 아니었는데 대학에 들어간 뒤 더 좋아하게 됐다. 처음에는 매운 음식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다 잘 먹는다. 찌개류는 다 좋아한다.
▶이리나=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고려인이다. 일제 때 연해주로 갔다가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으로 카자흐스탄으로 갔다. 내가 카자흐스탄 사람이긴 하지만 뿌리가 한국이라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백일장은 경쟁이 치열했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아이게름=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 교류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그래서 한국에서 정치외교학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싶었는데 백일장에서 수상을 하면서 기회가 생겼다. 백일장이 내 운명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유학 기간 중 어렵거나 아쉬웠던 점은.
▶아이게름=한국 사람들은 선진국만 보는 것 같다. 카자흐스탄을 너무 모른다. 우리나라는 원소 주기율표에 있는 모든 원소가 다 있을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중앙아시아의 중동이라고 불릴 정도다. 한국은 기술이 있으니 양국이 교류한다면 잠재력이 크지 않겠나. 그런데 카자흐스탄이 어디 있는 줄도 모르는 걸 보고 자존심이 좀 상했다.
▶이리나=나는 좀 더운 것 빼고는 다 좋았다. 카자흐스탄은 한국처럼 습도가 높지 않다. 한국에 와서 바다를 처음 봤다. 속초는 경치가 정말 좋더라.
▶장주엔메이=나도 논문 쓸 때의 스트레스 말고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한국은 참 살기 좋은 나라다. 그런데 내가 동생이 있다고 하면 다들 놀라서 이상했다. 중국은 무조건 한 명씩만 자녀를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사실 큰 도시들은 그렇지만 지역마다 다 다르다. 이 사실을 늘 설명해야 했다.

-유학 생활에서 한국에 대해 무엇을 느꼈나.
▶장주엔메이=한국은 서비스 정신이 정말 뛰어나다. 중국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한국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작은 상점에서도 크게 인사하고 외국인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준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런 점은 중국도 빨리 배워야 한다.
▶아이게름=한국 사람은 정이 많다. 주말이 되면 한국 친구들이 외롭진 않은지 힘든 건 없는지 늘 도와줬다. 학생과 교수의 관계도 참 좋았다. 대학원이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교수님들께 밥도 얻어먹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수업을 넘어서 인간적인 유대감을 느꼈다.

-후회되는 점은 없나.
▶아이게름=공부를 더 열심히 했어야 했다.(웃음) 설악산을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봐서 정말 아쉽다. 설악산 경치가 정말 아름답다고 들었다. 다음엔 꼭 가겠다.
▶이리나=공부하느라 바쁘다고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했다. 한국 친구들과 술도 마셔보고 더 재미있게 보냈어야 하는데 아쉽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이게름=보라샥을 받은 학생들은 5년간 의무적으로 정부에서 일을 해야 한다. 아직 업무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외교부서에서 일하고 싶다. 김효은씨가 쓴 외교관은 국가대표 멀티플레이어라는 책을 봤다.(김효은은 이 책이 출판된 2008년 5월 당시 외교통상부 기후변화환경과 과장이었다.) 그분을 존경한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이 좀 더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다리가 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캐슬린 스티븐스처럼 한국 대사로 오는 게 꿈이다.
▶장주엔메이=꿈이 교수다. 학교가 내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다.
▶이리나=한국에 남아서 몇 년 더 공부를 하기로 했다. 박사학위를 취득할 생각이다. 무역학을 전공하고 있고 세부 전공은 금융보험인데 좀 더 공부해서 한국 금융기업의 카자흐스탄 지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지 지점장이 되고 싶다. 점점 더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다. 알마티에는 LG 거리가 있다. 원래 이름은 ‘아르바트’인데 그 거리에 LG 광고가 많이 붙어 있어 그렇게 불린다.

-한국에 특별히 하고 싶은 말 없나.
▶아이게름=한국 학생들은 외국인에게 무조건 영어를 써야 하는 줄 안다. 그래서 외국인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여기가 한국인데 외국인에게 한국말을 해야지 뭣 하러 영어로 하나. 그리고 내가 보기에 한국 사람들 영어를 충분히 잘한다. 겁먹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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