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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하며 돈도 벌자” … 도시락 업체부터 IT벤처까지





공존을 위한 도전 사회적기업 육성법 시행 4년



일러스트레이션=강일구 ilgoo@joongang.co.kr







‘사랑의 와플하우스’는 서울 광진구 아차산 정립회관 앞에서 아침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와플과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다. 여기서 할아버지·할머니 14명이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다. 전북 진안의 ‘나눔푸드’는 직접 재배한 친환경농산물로 매일 아침 도시락을 만들어 판다. 거기서 나온 수익금으로 결식아동들에게는 무료 도시락을 가져다 준다. 대학생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딜라이트’는 청각장애인들에게 품질 좋은 보청기를 싼값에 제공하는 회사다. 또 ‘공신닷컴’의 언니·오빠들은 인터넷 강의로 돈을 벌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들에겐 무료로 멘토링을 해준다.



‘좋은 일을 하려고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 이제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쉽게 말해, 빵을 팔아 돈을 벌려고 고용을 하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주려고 빵을 만들어 파는 ‘착한 기업’들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그 회사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기만 해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셈이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 1회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행사’에서 류시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지난 1일은 이러한 사회적기업들을 정부 차원에서 인증·지원하기 위한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4년째 되는 날이었다. 정부는 이날을 ‘제 1회 사회적기업의 날’로 선포하고 서울광장과 프레스센터 등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은 “사회적기업은 우리 사회에 아름다운 공존의 길을 열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각계각층에서 사회적기업의 실용적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인증 업체 532곳



7월 현재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사회적기업은 총 532곳에 이른다.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으려면 독립된 조직형태, 유급근로자 고용, 사회적 목적 실현 등 7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이들은 추구하는 공익에 따라 저소득층·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30% 이상 고용하는 일자리제공형, 전체 서비스의 30% 이상을 취약계층에게 제공하는 사회서비스형, 이 두 비율이 각각 20% 이상인 혼합형 등으로 나뉜다.



이렇게 인증을 받으면 정부로부터 인건비나 각종 경영컨설팅을 지원받을 수 있고, 법인세·소득세도 감면받는 등 혜택이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인증 요건을 다 갖추진 못했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정부가 지원해주는 ‘예비사회적기업’도 1005개에 달한다.



젊은 창업가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소셜벤처도 사회적기업의 한 축을 이룬다. 지난해 12월 전국소셜벤처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딜라이트의 경우 고가의 맞춤형 보청기를 표준화해 싼값에 대량생산함으로써 청각장애인들의 경제적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또 IT분야 최초의 사회적기업인 ‘시지온’은 악성댓글 방지 효과가 높은 플랫폼인 ‘라이브리(LiveRe)’를 개발했다.



품질과 서비스로 세계시장 진출도



2005년 전북 진안군의 지역 공공급식사업으로 시작한 나눔푸드는 사업적인 면에서도 비교적 성공한 경우다. 2007년 저소득층의 자활공동체로 운영될 때만 해도 2억8000만원대였던 연 매출이 지난해엔 8억34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나눔푸드의 김치훈 실장은 “2008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후 인건비 등을 지원받으면서 홍삼가공과 농산물 재배사업에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며 “덕분에 지역주민 30여 명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매일 결식아동(200식)과 노인(72식)에게 무료도시락을 배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시장에서 품질과 서비스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사회적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인쇄물을 생산하는 ‘도서출판 점자’는 올 3월 세계 최대의 아동국제도서전인 ‘볼로냐아동도서전’에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져 아동인지발달에 도움을 주는 촉각도서와, 청각장애인 부모와 자녀가 같이 읽을 수 있도록 수화를 함께 그려 넣은 도서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박윤미 사업팀장은 “현재 일본 도서관과 100만엔 수출 MOU를 체결한 상태며, 네덜란드·러시아·프랑스 등 많은 해외기업과 수출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자립경영 실패한 중도포기 기업도 속출



그러나 안정적인 수익과 공익적 목표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6개월 동안의 영업활동을 통한 수입총액이 총 노무비의 30%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많다. 지금까지 인증이 취소된 17개 사회적기업 중 3곳은 경영난으로 폐업했고 11곳은 인증을 자진반납했다. 유급근로자 명부와 사업수행실적을 허위로 제출했다 적발돼 인증이 취소된 경우도 있다.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지역형 예비사회적기업들은 사업중단 비율이 더 높다. 서울시의 경우 1년마다 실시되는 지원 연장 심사를 통과하는 비율이 약 70%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해 고용노동부 산하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을 출범시킨 것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다 효과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진흥원의 현윤섭 기획본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설립 붐이 일어난 편”이라며 “앞으로 민간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보다 자생적인 운동이 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지은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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