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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정희가 했다고 잘못?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일본학




지난달 말 한·일 기본조약(한·일협정) 조인 46주년에 즈음한 심포지엄이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나는 한·일협정 속의 독도문제와 문화재 반환문제에 대해 발표한 후 토론을 벌였다. 특히 한·일협정을 마무리하는 ‘분쟁해결을 위한 교환공문’ 작성 과정에서 일본은 사실상 독도영유권을 포기했다는 경위를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독도문제를 한·일회담의 의제에서 제외하라”고 도쿄에 있던 이동원 외무부 장관에게 지시하면서 “본건은 한국 정부의 안정과 운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므로 만약에 한국 측이 수락할 만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일회담을 중지해도 좋다”고까지 훈령을 내린 사실 등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의 이런 단호한 방침에 일본 정부가 양보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회부하겠다는 안을 거두어들였고, 독도 명칭을 교환공문에서 삭제했으며, 한국 측이 제시한 구속력이 없는 ‘조정’으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최종안이 마련되었다. 내 발표문의 취지는 박정희 정권이 독도문제만큼은 처리를 잘했고 이 협상 과정에서 일본이 사실상 독도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심포지엄 내용을 보도한 어느 인터넷신문이 내 발표문을 크게 왜곡해서 보도했다. 박정희 정권이 독도문제를 심하게 망가뜨렸다는 취지로 내 발표문을 소개한 것이다.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 발표문과는 완전히 반대인 내용을 사실인 양 써서 보도했다. 이처럼 심한 왜곡은 그동안 내 의견에 악성 댓글을 썼던 일본인들도 하지 않은 처사였다. 오히려 일본인들 몇%는 내 독도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내에서 자신들의 취지나 노선에 맞지 않는다 해서 주제발표자의 발표내용을 심하게 왜곡해 사람의 명예를 실추시키다니 기가 막혔다. 더구나 이번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사회적으로도 지도급 인사들이다.



 한·일협정 협상 당시 독도문제가 한국 측 잘못이라는 왜곡된 결론을 내면, 국제법상 독도의 위치가 위태롭게 된다. 그런 중대한 상황으로 확대된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서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해 왜곡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은 나라를 망하게 할 가능성을 내포한 사람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각이 짧은 것이다. ‘나’라는 한 개인이 화가 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곡해서 쓴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한 개인이 사회에서 신뢰를 잃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오로지 자신들의 주장이 부정당하는 것이 두려울 뿐인지도 모른다.



 이번 사태의 관건은 바로 ‘박정희’였다. 아마도 ‘박정희’가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그들은 생각하는 것 같다. 독도문제에서 박정희가 뭔가 잘했다는 주장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1965년도의 환경 속에서 박정희는 일본으로 하여금 독도를 포기하게 만든 게 사실이다. ‘박정희’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진실은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신념을 관철시키고 싶다. 나는 한 정치가를 두둔한 것이 아니며 있는 그대로를 판단해서 알렸고 내 신념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일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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