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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스페셜 - 수요지식과학] 우주 떠다니는 난지도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비상’이 걸렸다. 마지막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한 직후였다. ISS와 애틀랜티스를 향해 크기를 알 수 없는 ‘우주쓰레기(Space Junk)’가 날아오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최근접 예상 시간이 12일 낮 12시59분(한국시간 13일 오후 1시59분). 예정대로라면 ISS에 머물고 있는 두 명의 미국 우주인 론 개런과 마이크 포섬이 한참 우주 유영을 하고 있을 무렵이다. NASA는 즉각 충돌 가능성 분석에 들어갔다. 다행히 ‘상황’은 하루 만에 종료됐다. 애틀랜티스 도킹 과정에서 ISS가 약간 위쪽으로 이동, 충돌 위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NASA 과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한 ‘우주쓰레기’란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느 정도 위험한 것일까.



10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비상 걸린 까닭은 …
초속 8㎞ 모래알, 우주선 때린다면

2007년 1월, 지상 약 860㎞ 궤도에 떠 있던 중국의 폐(廢)기상위성 펑윈(風雲)-1C가 폭발했다. 중국이 미사일을 이용, 인공위성 요격 실험을 한 것이다. 위성은 산산조각 났고 무수한 파편이 우주공간 곳곳으로 흩어졌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8년 11월, 미 우주인 하이더마리 스테피나신-파이퍼가 ISS에서 우주 유영에 나섰다. 태양광 집열판을 정비하던 그는 실수로 연장가방을 놓쳤다. 작은 배낭 크기의 이 가방은 무게가 14㎏이나 됐고, 안에는 윤활유 주입기구, 집게 등이 들어 있었다.



 ‘우주쓰레기’란 이같이 우주공간을 떠도는 폐기·유실물을 가리킨다. 공식 명칭은 ‘궤도 잔해(Orbital Debris)’.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이래 인류가 54년간 우주에 남긴 ‘개발 흔적’이자 ‘환경오염물’이다.



 쓰레기의 종류와 크기는 다양하다. 먼지처럼 작은 금속가루가 있는가 하면, 무게 수백㎏짜리 우주선 부품도 있다. 이번에 ISS·애틀랜티스호를 위협한 쓰레기는 소련이 발사했던 코스모스 375 위성의 잔해였다.



개수는 10㎝ 이상이 약 1만9000개, 1~10㎝가 50만 개, 1㎝ 이하가 수천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0㎝ 이상 ‘대형’쓰레기의 경우 미 전략사령부(USSC)가 2009년부터 지상·우주망원경, 레이더 등을 동원해 추적 중이다. 우주공간으로 날아오는 적국 핵미사일로 오판하는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이하 크기는 사실상 위치 확인이 안 되고 있다.









우주인이 ‘우주쓰레기’에 맞아 구멍(화살표 부분) 난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있다.











2001년 사우디아라비아에 떨어진 미국 델타2 로켓의 3단 추진체(무게 70㎏).



◆모래알 크기 파편도 위험=대부분의 우주쓰레기는 지상 800~1500㎞ 상공에 떠 있다. 지상 600㎞ 이하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통상 몇 년 정도면 지구 대기권으로 빨려 들어와 타버린다. 하지만 800㎞ 이상 고도의 쓰레기들은 수십~수백 년간 우주를 떠돈다.



 다행히 ISS는 약 370㎞ 상공에 있다. ISS와 지구를 오가는 우주선들도 대략 비슷한 고도를 비행한다. 따라서 우주쓰레기와 충돌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만의 하나라도 충돌하게 되면 ‘대형 사고’ 가능성이 크다. 우주 궤도를 도는 파편들은 그 속도가 시속 2만8000㎞(약 초속 8㎞)에 달하기 때문이다. 모래알 크기의 파편이라도 시속 160㎞로 날아가는 볼링공과 맞먹는 운동 에너지를 갖는다.



 이 때문에 NASA는 충돌 가능성이 1만 분의 1 이상 되면 ISS에 경보를 발령하고, ISS 자체 엔진이나 도킹한 우주왕복선의 엔진을 이용해 궤도를 수정하도록 한다. 미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우주인들이 ISS에 거주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 10년간 이런 일이 12번 있었다.



 문제는 우주쓰레기의 접근 경로를 일찍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다. ISS를 이동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경우, 우주인들은 탈출용 소유스 캡슐로 대피하도록 돼 있다. 지난달 28일 실제로 이런 소동이 벌어졌다. 예상 못한 우주쓰레기가 15시간 이내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자, 6명의 우주인은 두 대의 캡슐에 나눠 타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다행히 문제의 쓰레기는 ISS를 335m 차이로 비켜 갔다. 이처럼 우주인들이 비상 탈출용 캡슐에 탑승한 것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최악의 시나리오’ 케슬러 신드롬=NASA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는 1978년 우주쓰레기와 관련된 최악의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우주쓰레기 밀도가 한계치에 달하면 이들이 ‘도미노 충돌’을 일으키며 수많은 파편을 만들어내 ‘하늘길’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소위 ‘케슬러 신드롬(Kessler Syndrome)’이다.



2009년 실제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 민간 통신위성인 이리듐 33호와 고장 난 러시아 군사위성 코스모스 2251호가 시베리아 800㎞ 상공에서 ‘우주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각각 무게가 500㎏, 1t에 달했던 두 대형 위성은 충돌 직후 수만 개의 파편이 되어 흩어졌다. 이들은 향후 1만 년간 우주를 떠돌며 다른 위성·우주선의 안전을 위협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김한별 기자



※참고=NASA 궤도 잔해 실 홈페이지(orbitaldebris.jsc.nasa.gov)



러시아 ‘우주쓰레기 청소·재활용차’ 쏜다



미국 공군 우주사령부 윌리엄 셸턴 사령관은 지난 4월 한 콘퍼런스에서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2030년까지 우주쓰레기 양이 지금의 세 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골칫거리 우주쓰레기를 깨끗히 ‘청소’할 방법은 없는 걸까.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최근 ‘어드밴스 인 스페이스 리서치(Advance in Space Research)’ 저널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자동차 공장 에서 절단·용접 에 사용하는 상용 레이저를 이용해 우주쓰레기 충돌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저를 이용한 ‘청소’ 아이디어는 과거에도 있었다. 강력한 군사용 레이저를 사용해 쓰레기를 태우거나 녹여 없애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군용 레이저는 비용이 많이 든다. 다른 국가를 군사적으로 자극할 우려도 있다. 반면 상용 레이저는 약 80만 달러(약 9억원) 면 활용이 가능하다.



  애초 위성이나 우주선·로켓 등을 설계할 때부터 임무를 마치면 대기권으로 내려와 소멸하게 하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유럽의 아리안 로켓 제작사인 EADS 아스트리움은 실제로 국제우주정거장(ISS)행 화물선 쥘 베른호 발사 때 사용한 로켓에 이 같은 기술을 적용했다. 로켓 상단부에 재점화 엔진을 장착, 화물선을 떼어 낸 뒤 대기권에 다시 진입해 타 없어지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 역시 재점화 엔진을 개발하고 추가 연료를 탑재해야 하는 탓에 경제성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로켓·우주선 제조업체인 에네르기아는 우주쓰레기 청소 임무를 수행할 차세대 유인우주선을 개발 중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5일 이 우주선이 고장 난 인공위성을 수리하는 일종의 ‘재활용’ 임무도 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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